AI 핵심 요약
beta- 구글이 9일 브로드컴 의존도를 줄이고 미디어텍 등과 협력을 확대해 AI 커스텀 칩 공급망을 재편했다.
- 이로 인해 브로드컴의 AI 칩 협상력이 약화되고 마진 압박과 구글 TPU 매출 비중 감소 우려로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 AI 칩 시장 주도권이 설계자에서 하이퍼스케일러 등 구매자로 이동하며 브로드컴 우위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흔들리는 브로드컴의 독점 지위
무게중심 설계자에서 구매자로
이 기사는 6월 9일 오후 1시34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브로드컴(AVGO) 주가가 급락한 데는 인공지능(AI) 칩 공급망의 구조적 재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무엇보다 구글이 브로드컴의 의존도를 줄이고 미디어텍과 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공격적인 매도의 도화선이 됐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체 칩 설계를 가속화하는 상황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3일(현지시각) 분기 실적 발표에서 완전 통합 AI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기존의 계획에서 칩만 공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시스템 전체를 공급하는 경우 서버 제조업계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칩 공급에만 집중,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원하는 자체 통합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한 전략의 선회는 AI 칩 시장의 중심 축이 공급자에서 구매자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최근 주가 급락을 더욱 부추겼다.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과 구글의 관계는 2014년부터 시작해 7세대에 걸친 TPU(Tensor Processing Unit, 텐서 프로세싱 유닛) 공동 설계로 이어진 산업의 핵심 파트너십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의존적인 구조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브로드컴 이외에 대만의 미디어텍(2454)과 미국 마벨 테크놀로지(MRVL), 인텔(INTC)을 포함한 4개 설계 파트너를 동원해 AI 업계에서 가장 다변화된 공급망으로 커스텀 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차세대 TPU v8 설계는 각 업체가 역할을 분담해 진행한다. 브로드컴은 훈련(training)용 TPU v8t(코드명 '선피시(Sunfish)')를 설계하는 한편 미디어텍은 20~30% 낮은 비용 구조를 목표로 하는 추론(inference)용 TPU v8i(코드명 '지브라피시(Zebrafish)')를 담당한다.
두 개 칩 모두 대만의 TSMC(TSM)의 2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조될 예정이고, 외부 고객을 위한 공급은 2027년 말을 목표로 한다.
미디어텍의 등장은 시장 판도를 바꾸는 중대한 변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무했던 미디어텍은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을 2027년 32억달러까지 늘릴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추정한다. 관련 발표 다음날 타이베이 거래소에서 미디어텍 주가가 8.7% 급등하며 2년 만에 최대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맥쿼리(Macquarie)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브로드컴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12개월 목표 주가 역시 513달러에서 437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맥쿼리는 브로드컴의 구글 TPU 관련 매출 비중이 2026년 약 95%에서 2027년 80%, 2028년 65%까지 단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텍의 역할 확대와 구글의 자체 칩 역량 강화가 맞물리며 브로드컴의 입지가 위축될 여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맥쿼리는 업체의 2026년과 2027년 실적 추정치를 각각 12%, 14% 올렸지만 2028년 추정치는 21% 낮추며 AI ASIC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수익성을 제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구글이 과거에는 공급망을 브로드컴에 전적으로 의존했지만 이제 미디어텍과 협력하며 자체 역량도 키우고 있다"며 "업사이드는 점유율 상실 우려와 경쟁 격화에 따른 마진 압박으로 제한돼 있고 다운사이드는 밸류에이션이 지지하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탄 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브로드컴의 핵심 커스텀 칩 고객이 앤스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 구글(Google),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등 6개사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5년 10월 10기가와트 규모의 커스텀 가속기 다년간 협력 계약에 서명했고, 첫 배포는 3나노미터 및 2나노미터 설계를 통해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군 다변화라는 긍정적 신호와 별개로 각 하이퍼스케일러의 직접 설계 역량이 강화될수록 브로드컴의 협상력은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구글과 같은 IT 공룡 업체들은 막대한 물량을 무기로 큰 폭의 할인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커스텀 AI 칩 부문의 총마진이 브로드컴의 역사적 평균인 65~70%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TD 코웬 반도체 애널리스트 매트 램지는 "커스텀 AI 실리콘의 진입 장벽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다"면서도 "단순한 칩 설계 능력을 넘어 패키징 전문성과 TSMC와의 관계 관리, 소프트웨어 생태계 통합, 기가와트 규모 배포를 실행하는 능력이 모두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역설적이게도 높은 진입 장벽을 가장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다름 아닌 브로드컴의 핵심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이번 브로드컴 사태에서 주목하는 보다 근본적인 함의는 AI 칩 시장 자체의 권력 이동이다. 산업 조사기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커스텀 ASIC 출하량 성장세가 범용 GPU를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은 목적 맞춤형 가속기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26년 초 발간한 AI 가속기 칩 전망 보고서에서 커스텀 ASIC 시장이 2024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27%의 성장률로 확대, 2033년에는 118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10곳의 AI 서버용 컴퓨팅 ASIC 출하량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세 배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파이가 커지는 동시에 구매자들의 자체 역량도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이다. 아마존(AMZN)은 트레이니엄(Trainium)과 인퍼런시아(Inferentia),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마이아(Maia), 메타(META)는 MTIA를 각각 자체 개발하며 외부 공급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외부 파트너인 브로드컴이 누릴 수 있는 협상력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월가는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체 칩으로 전환하거나 엔비디아(NVDA), AMD(AMD) 등 경쟁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브로드컴 AI 매출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브로드컴 쇼크는 단순히 가이던스 실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AI 반도체 공급 사슬에서 누가 권력을 쥐는가에 관한 문제를 시장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라는 얘기다.
브로드컴의 기술력과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시장이 설계자 주도에서 구매자 주도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 업체의 우위가 지속될 것인지는 열린 질문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