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는 11일 수출기업 간담회를 열어 고환율 속 달러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 국내 유입을 요청했다.
-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외화유동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기업의 수출대금 즉시 환전 등 협조를 거듭 요구했다.
-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기업 옥죄기식' 미봉책을 비판하며, 한미 금리차·대미 투자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대한 근본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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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현대·기아차·조선 3사 참석
수출대금 즉시 환전, 해외 유보자금 유입 확대 논의
RIA·뉴프레임워크 등 외환정책 무용론 확산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고환율 국면에서 정부가 다시 대기업을 불러 세웠다. 국내시장복귀계좌(RIA),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등 외환수급 개선책이 나왔지만, 막상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 국내 유입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환시장 관련 수출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 측에서는 허장 재경부 2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국제금융국장, 산업부 산업정책관이 참석했다. 기업 측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수출기업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쟁점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였다. 정부는 중동 리스크 재부각, 국내 증시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 비중 조정 등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와 풍부한 외화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견고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실제로 지난 4월까지 한국의 경상수지는 1026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지만, 원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수출대금 즉시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를 요청했다. 고환율의 구조적 원인보다는 기업이 보유한 달러를 어떻게 국내로 끌어낼지에 집중한 셈이다.
산업부는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수입보험 확대, 대출 보증한도 최대 2배 우대 등의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업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이지만, 회의의 핵심은 결국 기업의 달러 환전 협조 요청이었다.
문제는 '기업 옥죄기식' 환전 요청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기아, 조선 3사 등을 불러 환헤지(거래금액 고정)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배경에 대한 근본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고환율 논란 당시 정부는 해외 주식 투자자금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RIA 계좌 도입,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환헤지 비율 15% 설정,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책을 내놨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 급등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도 파장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외환 변동성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적절한 대응책도 부족해 보인다"며 "향후 환율 문제는 한미 기준금리 차, 대미 투자 확대 등 근본 변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지 않고서는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정부의 외환수급 안정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환헤지와 외화 보유는 기업별 매출 구조, 해외 투자 계획, 원자재 결제, 현지 법인 운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마련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