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성평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가 18일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 초안은 여성폭력을 구조적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2차 피해 방지·선정적 보도 금지 등 5대 원칙을 제시했다
- 현장에선 가이드라인 실효성 확보를 위해 뉴스룸 의사결정 구조 개선과 체계적 기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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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기반 책임 보도·선정적 묘사 지양·디지털 기록 사후 관리 등 기준
현장 "가이드라인 봐도 데스크 단계서 반영 한계...속보·클릭 경쟁 문제"
전문가들 "의사결정 구조 개선 및 교육과 내부 점검 시스템 마련돼야"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여성폭력 사건 보도를 사회 구조적 인권 침해 문제로 다루고 2차 피해와 선정적 보도, 디지털 확산 피해를 막기 위한 첫 공적 가이드라인 초안이 마련됐다. 다만 권고기준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뉴스룸 의사결정 구조 개선과 내부 점검 시스템, 체계적인 기자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기자협회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성평등가족부 대회의실에서 '더 나은 여성폭력 사건 보도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포럼을 열고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권고기준은 지난해 12월 30일 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마련됐다. 개정법은 여성폭력 사건 보도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보도 권고기준을 수립하고 언론기관 등에 준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적 근거를 둔 여성폭력 사건 보도 공적 기준이 마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고기준은 ▲인권에 기반한 책임 보도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선정적·자극적 보도 금지 ▲정보 정확성 확인과 신속한 사후 조치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관리 책임 등 5대 원칙과 15개 실천 요강으로 구성됐다.
초안은 여성폭력을 개인의 불행이나 우발적 사건으로 축소하지 않고 사회 구조적 인권 침해 문제로 다루도록 했다. 취재·제작·보도 전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권과 안전을 우선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성차별적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을 피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 신원 노출과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고, 사건의 원인과 예방 대책, 피해 회복과 지원 정보도 함께 다루도록 권고했다. 선정적 제목과 자극적 묘사, 범행 수법의 과도한 상세 설명,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다른 매체 보도의 검증 없는 재인용도 지양해야 할 대상으로 제시됐다.
수사나 재판 결과가 달라진 경우에는 후속 보도로 바로잡고 오보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보도는 정정·삭제·비공개 전환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도록 했다. 디지털 성착취물 화면 재현과 특정 키워드 사용은 제한하고, 댓글과 과거 온라인 기록에 대해서도 관리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재현 영상과 폐쇄회로(CC)TV 화면 등 시각자료 사용은 엄격히 제한하도록 했다.

포럼에서는 권고기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선언적 기준에 머물지 않도록 조직 차원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자연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여성폭력 피해자는 사건 자체뿐 아니라 이후 형성되는 사회적 편견과 바람직하지 않은 언론 보도로 인해 큰 2차 피해를 경험한다"며 "이제는 개별 언론사나 기자의 자율적 판단에만 맡겨둘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희정 국민대 교수는 "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을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데스크 단계에서 얼마나 반영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결국 핵심은 성인지 감수성을 얼마나 내면화하고 실천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시사IN 정치이슈팀장도 "현장에는 젠더 감수성을 가진 기자들이 늘었지만 뉴스룸의 최종 결정권자는 여전히 데스크"라며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남지원 경향신문 젠더데스크는 "보도는 한 번 나가면 검색, 재유통, 댓글을 통해 계속 확산된다"며 "사후 수정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최초 출고 단계의 게이트키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김지경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장은 클릭 수 중심의 수익 구조와 감수성 격차를 지적하며 편집국·보도국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사회적 인식과 문화를 형성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며 "여성폭력 사건 보도는 피해자 인권 보호와 성평등 의지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도 그동안 자율 규범에 의존한 보도 관행만으로는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었다며 권고기준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는 오는 7월 1일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권고기준의 현장 적용 여부를 점검하고, 언론계와 협력해 후속 개선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