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코리아신탁이 24일 재무 부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 부동산신탁 14개사 중 7곳 부채비율 100% 넘는 등 PF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 패소로 대규모 배상 부담이 커지며 영업 모델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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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신탁 희망퇴직 돌입…주요 14개사 중 7개사 부채비율 100% 초과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소송 패소 리스크 가중 및 영업 모델 재편 목소리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코리아신탁의 희망퇴직을 계기로 국내 부동산신탁업계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데다 신탁계정대여금 확대와 토지신탁 수수료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여기에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소송 리스크까지 겹치며 신탁사들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코리아신탁 희망퇴직 돌입…주요 14개사 중 7개사 부채비율 100% 초과
24일 신탁업계 등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은 오는 26일까지 일부 정규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면서 업계 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코리아신탁은 심의를 거쳐 오는 7월 10일자로 대상자의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 접수는 코리아신탁의 재무 부담 가중이 자리잡고 있다. 코리아신탁은 지난 2024년 192억원과 2025년 8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연이어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2025년 말 기준 195.8%로 상승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코리아신탁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전반적인 신탁 업계가 비슷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부동산신탁산업 2025년 잠정실적 Review 및 모니터링 계획에 따르면 주요 14개부동산신탁사의 2025년 합산 순손실은 468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6607억원 순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우리자산신탁 ▲케이비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등 5개회사가 순손실을 냈으며 자본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측면에서도 14개사 중 7개사가 100%를 초과했다.
이 중 대한토지신탁을 제외한 6개사 모두 부채 비율이 150%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는 무궁화신탁의 부채비율은 790.4%로 가장 높았고 ▲교보자산신탁 152.3% ▲KB(케이비)부동산신탁 185.3% ▲코리아신탁 195.8% ▲한국투자부동산신탁 254.7% 등으로 자본 적정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 1년 간 업계 전체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4년 말 대비 4424억원 감소했다.
◆ 토지신탁 보수 급감 및 신탁계정대여금 증가로 업계 수익성 크게 악화
신탁사의 수익성 악화는 주력 사업인 토지신탁 보수의 급감과 연결된다. 2025년 토지신탁 보수는 4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7%(1774억원) 감소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 수주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기존 사업장의 공정률 상승 지연으로 매출 인식이 제한된 데 따른 것이다.
토지신탁 시장 규모가 이전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시장 참여자는 14개사로 유지됨에 따라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수주 단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주 감소와 더불어 부실 사업장에 투입된 고유 자금인 신탁계정대여금 잔액은 빠르게 증가 중이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약 9조원에 육박했던 신탁계정대는 올해 1분기 기준 9조4622억원으로 9조원대를 돌파했다. 대한토지신탁의 경우 1분기 말 기준 1조98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7억원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 적체 및 시공사 유동성 위기로 인해 투입 자금의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탁사가 투입한 고유 자금을 받으려면 건물이 준공되고 미분양 없이 수분양자들에게 매각돼 분양 대금이 정상적으로 유입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악성 미분양 사태가 뒤따르면서 PF 자금 경색 사태가 발생하며 자금 상환이 어려워졌다. 신탁계정대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이유다.
이에 따라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 잔액은 2025년 말 2조6325억원과 2026년 1분기 2조7415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신탁사가 흑자를 기록했으나 기존 부실 사업장 손실 인식 마무리에 따른 기저 효과일 뿐 영업 펀더멘털의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소송 패소 리스크 가중 및 영업 모델 재편 목소리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부담도 도사리고 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공사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준공을 완료하겠다고 금융권(대주단)에 확약하는 방식으로 한동안 신탁사들의 수익 개선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 상승과 시공사 유동성 위기 등으로 신탁사가 기한 내 준공을 완료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공사비 부담과 자금 경색을 버티지 못한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거나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 신탁사는 확약 이행을 위해 새 시공사를 선정하거나 공사비를 직접 투입해야 한다.
또한 최근 대주단(금융기관)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주로 대주단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 소송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최누림 부장판사)는 준공 의무를 지연한 신탁사가 단순 지연손해금이 아닌 대출 원리금 전액을 대주단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판결 기조에 따라 실제 우발채무가 현금 유출로 이어지는 사례도 관측된다. 일례로 신한자산신탁은 연이은 패소 후 장기 소송을 포기하고 6개 사업장과 관련해 약 3000억원의 배상액을 대주단과 합의한 바 있다. KB부동산신탁 역시 8개 사업장과 관련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무궁화신탁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으로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4건의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며 신영부동산신탁도 기한 초과 사업장에 대한 70억원 배상 판결을 받고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신탁사의 건전성 규제 정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은 NCR 제도를 개편해 책임준공 의무가 부여된 모든 토지신탁에 위험액을 엄격히 산정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특히 시공사 부도 시 위험값을 100%로 전액 반영토록 했으며 총 위험액 한도 규제를 신설해 신탁사의 자본력을 초과하는 무분별한 수주를 제한하고 있다. 동시에 불가항력적 요인 발생 시 책임준공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일부 보완해 업계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안도 병행 중이다.
기존 영업 모델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중심의 영업 모델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라며 "향후 부동산신탁 시장은 단기적 신용 공여보다는 전문적인 자산 관리 및 개발 관리 역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