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17일 이슬라마바드 MOU를 체결했으나 3주 만에 호르무즈 공격과 보복 공습으로 전면 충돌했다.
- 5조의 모호한 호르무즈 행정·서비스 문구로 미국은 무료 개방이라 해석했고 이란은 통행료·서비스료 근거로 삼아 갈등이 구조화됐다.
- 레바논·핵·전투 종료를 묶은 1·8·13조가 비당사국·시한부·조건부 협상 구조로 이란에 협상 거부 명분을 준 채 MOU 취약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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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지 3주 만에 전면 충돌을 벌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과 미군의 보복 공습이 발단이 됐지만 뿌리를 거슬러 오르면 MOU 문안 자체의 구조적 결함이 예정된 충돌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아전인수식 해석 부른 MOU 5조…호르무즈 통제권의 시한폭탄
MOU의 핵심 쟁점은 5조다. 문안은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만 및 그 반대 방향에 한해 60일 동안 상선들이 무상으로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치한다"고 규정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행정 및 해상 서비스 정의를 위해 오만과 대화를 진행할 것"이란 모호한 문구를 끼워 넣었다.

미국은 이를 "해협 무료 개방"으로 읽었다. 이란은 달리 봤다. 수석 협상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MOU 서명 당일부터 "호르무즈의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통항은 이란이 결정하는 체제에 따른다"고 선언했다. 60일이 지나면 서비스료를 받겠다는 입장도 함께였다.
실제로 이란은 오만 측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이른바 '해상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오만은 국제법상 통행료 부과가 맞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미국과 뜻을 함께 했다가 지난달 말 입장을 다소 바꿔 선사들이 해협 이용 시 서비스 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MOU에 이란의 통행료 부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문구가 없었던 탓이다.
◆ 레바논 전선과 핵 조항, 처음부터 구속력 없었다
MOU 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과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이 MOU의 당사자가 아니다.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모두 협상 테이블에 없었고,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은 MOU 서명 직후에도 레바논 남부 공습을 이어갔고 헤즈볼라도 응전했다. 이란은 이를 1조 위반이라며 후속 협상 복귀를 거부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압박했고 결과적으로 총성은 멈췄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지대에서 필요한 한 주둔할 것"이라며 핵심 국가 이익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OU가 이스라엘을 구속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예정된 균열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도 MOU 8조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구매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하고 고농축 우라늄 처리를 위한 최소한의 방법으로 국제에너지기구(IAEA) 감독 하 현장 희석을 제시했다. 그러나 농축 프로그램 유지 여부, 농축 수준, 시설 해체 여부는 60일 후속 협상으로 전부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포기했다"고 선전했지만 이란은 1970년 핵비확산조약(NPT) 비준 때도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구체적인 시간표와 검증 메커니즘이다.
MOU는 NPT 수준의 선언 이상을 담지 못했다. 밴스 부통령 자신도 MOU가 "매우 일반적인 문서"로 "한 장 반" 분량이라고 인정했다.
◆ 이란에 협상 거부 빌미 준 13조
13조는 레바논 전선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종료를 담은 1조,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 내용의 5조 등 핵심 조항들의 이행이 시작·지속될 때에만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란은 이를 역으로 활용했다. 호르무즈 봉쇄 해제, 제재 면제, 동결자금 120억 달러 선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선박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원유 수출 제재 면제를 취소하자 이란은 다시 봉쇄 카드를 꺼냈다. MOU가 이란에 협상 거부의 근거를 제공한 셈이다.
결국 이슬라마바드 MOU는 양측의 핵심 이견을 봉합하지 못한 채 다소 급하게 서명된 문서였단 지적이 나온다. 협상이 본격 시작되지도 못한 채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된 지금, MOU의 구조적 취약함이 드러났단 평가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