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대만 해역 그림자 선단이 북한 밀수 연계 국제 조직이라고 보도했다.
- 대만 블랙리스트 선박 중 일부가 북한 제재 위반과 해저 케이블 절단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 이 선단은 국적·신호·소유 구조를 상시 위장하며 각국 기관과 협력해 파괴공작에 동원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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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대만 해역에서 활동하는 정체불명의 '그림자 선단'이 북한 밀수와도 연계된 국제 조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대만은 지난해 해저 케이블 절단 사건 이후 의심스러운 화물선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해 감시를 강화했다. 수시로 대만 연안에 출몰하는 이들 선박은 중국 지령 하에 파괴공작을 수행할 수도 있는 잠재 위협 요소로 대만 당국은 인식한다.
FT가 입수한 대만 당국의 비공개 블랙리스트에는 현재 98척의 선박이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최소 20척은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서 북한에 석유와 사치품을 운송한 혐의를 받아온 인물 및 기업과 연결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기에는 2025년 초 대만 해저 케이블 절단 사건과 관련된 두 척도 포함됐다. 그 중 한 척은 '싱슌 39(Xing Shun 39)'로, 2025년 1월 대만-미국 통신 케이블이 절단될 당시 해당 해역을 반복해서 운항한 탄자니아 국적 화물선이다. 당시 싱슌 39호는 나포 직전 자취를 감췄다.
이 배는 중국 당국의 영향권 하에 있는 홍콩 회사 소유다. 유엔 감시단은 이 회사가 과거 관리했던 선박이 2023년 초 북한에서 운항을 시작한 이후 제재 회피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회사 측은 선박 관리권 이전 이후 해당 선박과 관련된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FT에 밝혔다. 대만측 항만 기록에 따르면 2022년 말 이후 선박 소유주는 변경된 것으로 보고됐다.
두 번째 선박은 '홍타이 58호(Hong Tai 58)'로 지난 2025년 2월 대만 인근 해저 케이블을 고의로 절단한 혐의로 선장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당 사건 직전 2년간 이 선박은 대만 항구에 여러 차례 입항했다. 항만 기록에는 마셜제도에 등록된 도영해운(Do Young Shipping)이 소유주로 기재돼 있다.
지난 2019년 비영리 안보 연구기관 C4ADS와 뉴욕타임스 조사에 따르면 도영해운은 2018년 북한에 방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리무진 두 대를 운송한 선박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C4ADS의 수석 분석가 앤드루 볼링은 "김정은의 방탄 차량을 운송한 회사가 대만 케이블 절단 사건과 관련된 선박의 소유주로도 등장한다는 점은 초국가적 조직망의 역량과 범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만 항만 문서에 따르면 도영해운은 홍타이 58 또는 싱슌 39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3척의 선박 소유주로도 등재돼 있다.
FT가 해상정보업체 스타보드 데이터를 이용해 이들 선박의 2020년부터 올 초까지 항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들 은 선장을 공유하거나 AIS(자동식별장치) 신호를 교환하는 한편 홍타이 58호 및 싱슌 39호와 함께 동일 해역에서 장기간 머물거나 해상에서 접촉하는 등 의심스런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도영해운의 배경은 불투명하다"며 "국제해사기구(IMO) 등록 당시 한국의 지호해운(Jiho Shipping)이 모회사로 기재됐으나, 지호해운 측은 도영해운과 무관하다고 밝히며 대신 러시아 국적의 다니일 카자추크를 관련 인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다만 FT가 확보한 문서 상에는 지호해운이 2016년 도영해운의 마셜제도 등록과 2018년 IMO 선주 등록을 모두 대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호해운측 관계자는 이름이 불법 도용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대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선박 중에는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이 불법 석유 환적 혐의로 조사를 벌였던 대만 기업들과도 관련을 맺고 있는 선박도 있다.
그중 하나는 펑위안 인터내셔널 마린 서비스다. 회사 등록 문서에 따르면 홍콩에 등록된 이 회사의 유일한 이사이자 주주는 대만인 리페이위다. 그는 과거 불법 석유 환적 연루 의혹 선박 5척의 관리사로 지목된 뱅가드 해운 안전관리 컨설턴트의 회계 담당자였다. 해당 회사는 현재 해산됐다. 리페이위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림자 선단은 국적과 식별번호, AIS 신호를 수시로 변경하고 소유 구조도 계속 바꾸기 때문에 실제 소유주를 추적하는 게 매우 어렵다. 스타보드의 메건 찰리는 "이들은 단순히 송신기를 끄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신원 전환을 수행하는 등 다층적인 기만 전략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C4ADS의 볼링은 그림자 선단 배후의 조직들은 국가나 이념에 대한 충성심 없이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하기에 비밀스러운 국가 기관과도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림자 선단은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감독을 피한다. 무선 신호를 조작해 신원을 숨기고, 소유 구조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은폐한다. 이러한 선박이 파괴공작에 동원될 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중국과 척을 지고 있는 대만 역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