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과 일본은 2040년까지 AI·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각각 4755조원, 370조엔 규모 장기 투자 계획을 내놨다.
- 한국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3대 메가프로젝트에 집중해 핵심 축을 크게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 일본은 AI·반도체·우주·바이오 등 17개 전략 분야로 투자 대상을 넓혀 성장 산업의 저변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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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대규모 투자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양국이 미래 산업에 돈을 거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한국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개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한다. 반면 일본은 AI와 반도체, 우주 등 17개 전략 분야로 투자 대상을 넓힌다.
한쪽은 AI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핵심 분야를 '메가 프로젝트'로 묶어 집중적으로 키우고, 다른 한쪽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여러 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2040년까지 47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일본은 같은 2040년을 목표로 17개 전략 분야에서 약 370조엔(약 340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 한국은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집중
한국은 지난달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3대 축"이라며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집중해 한국형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지난 6월 30일 총 4755조원 규모의 '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 축은 반도체다. 삼성은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과 호남권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200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다. SK 역시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용인과 청주 등에 11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벨트를 조성한다.
두 번째 축은 AI 데이터센터다. AI를 학습시키고 서비스하려면 막대한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SK는 1000조원을 투입해 AI를 실제로 구동할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세 번째는 피지컬 AI다. 로봇처럼 AI가 현실 세계의 기계와 결합해 직접 움직이고 작업하는 분야다.
결국 한국의 전략은 반도체 하나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를 만들고, 이를 활용할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까지 연결하는 3개의 초대형 축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 일본은 17개 전략 분야로 확장
일본의 접근법은 더 넓게 펼쳐져 있다. 일본은 2040년까지 17개 전략 분야의 62개 주요 제품·기술에 370조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끌어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AI와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양자, 바이오, 우주, 방위산업 등 미래 성장과 경제안보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분야를 폭넓게 지원하는 구상이다.
투자 규모도 방대하다. AI·반도체와 디지털·사이버보안, 정보통신 등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분야에 150조엔 이상을 투입한다. 합성생물학·바이오와 신약·첨단의료 분야에는 약 70조엔, 콘텐츠 분야에는 20조엔 이상이 예상된다.
방위산업의 이중용도(듀얼유스) 기술 투자도 2040년까지 4조3000억엔 규모로 제시됐다. 이들 분야 외에도 조선과 항공·우주, 해양, 양자, 첨단소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힌다.
정부가 먼저 장기적인 정책과 지원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다년도 예산 체계와 자금 조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3개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면, 일본은 17개 전략 분야에 걸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셈이다.
한국의 전략이 '핵심 축을 크게 키우는 것'이라면 일본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것'에 가깝다.

◆ 같은 2040년, 다른 투자 방식
흥미로운 점은 양국 모두 장기적인 시야로 산업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과 일본의 민관 투자 목표 모두 2040년을 주요 시간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투자 방식은 다르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그룹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정부가 전력과 용수, 부지, 인허가 등 기반을 지원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반면 일본은 정부가 17개 전략 분야를 선정하고 장기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 이미 강점을 가진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를 연결해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일본은 AI와 반도체를 포함한 여러 산업에 동시에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넓히려 한다. 결국 '집중'과 '확장'의 차이다.
◆ 한국은 규모·일본은 범위...각각의 과제도 다르다
두 전략 모두 위험은 있다. 한국은 소수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가 몰리는 만큼 이를 실제로 뒷받침할 기반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한다.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계획된 투자가 실제 공장과 생산능력으로 이어지려면 전력망과 용수, 부지, 인력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
일본은 반대로 투자 범위가 넓다는 점이 과제가 될 수 있다. 17개 전략 분야에 자원을 투입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제시한 투자 목표가 실제 민간 투자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노동력 부족도 문제다. 대규모 투자를 해도 이를 실제 산업 성장으로 연결할 사람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AI 산업 자체를 키우는 동시에 AI와 자동화를 이용해 줄어드는 노동력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