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IBM이 14일 2분기 잠정실적 부진을 발표했다.
- 주가는 하루 만에 25.2% 급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 AI 자금이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로 쏠리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IBM의 사상 최대 낙폭이라는 충격이 AI 투자 사이클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기업들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버와 메모리, 반도체 등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됐던 투자금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IBM의 경고는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른바 'SaaS 대재앙(SaaSpocalypse)' 논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 IBM이 보여준 AI 투자 사이클의 변화
IBM은 14일(현지시간) 2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172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93달러를 발표했다. 이는 각각 팩트셋(FactSet) 집계 예상치인 178억 6,000만달러와 3.01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 직후 IBM 주가는 하루 만에 25.2% 급락하며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기록한 23.7%를 넘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공급망 부담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고객들의 투자 우선순위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보다 서버와 스토리지, 메모리 등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르는 하드웨어에 예산을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컨설팅에 투입할 자금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기업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사이버보안 위협 대응에도 자원을 집중하면서 다른 프로젝트가 지연된 점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IBM의 경고는 AI 투자 확대가 기술기업 전반에 동일한 수혜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이 우선 하드웨어 인프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 AI 돈줄은 하드웨어로…소프트웨어 예산 밀려난다
실제 시장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IBM 발표 이후 서비스나우(NOW, -5.8%), 워크데이(WDAY, -3.5%), SAP(-3.2%), 세일즈포스(CRM, -2.1%) 등 주요 소프트웨어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전날 급락했던 샌디스크(SNDK, +5.0%), 마이크론(MU, +4.9%), 시게이트(STX, +2.1%), 웨스턴디지털(WDC, +1.4%) 등 메모리·저장장치 업체들은 반등했고, 인텔(INTC, +4.7%), 엔비디아(NVDA, +4.1%), AMD(+2.6%), 마벨(MRVL, +2.3%) 등 반도체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올해 들어 78.8% 급등한 반면, 아이셰어즈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ETF(IGV)는 11.4% 하락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모닝스타의 루크 양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의 핵심 흐름을 "하드웨어가 다른 모든 분야의 몫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표현했다.
서스퀘하나의 제임스 프리드먼 애널리스트도 포춘 500·1000 기업들의 한정된 IT 예산이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면서 다른 기술 투자를 밀어내는 '구축효과(crowding out)'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이 "내일보다 오늘 사는 것이 더 싸다"는 인식 속에 서버와 메모리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IBM만의 문제인가…AI 투자 구조 바뀌나
업계에서는 IBM의 실적 부진을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AI 투자 사이클 변화의 첫 신호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소셜캐피털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CEO는 AI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그 비용을 부담하는 고객들도 결국 투자 대비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AI 생태계 전반의 수익성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재의 투자 열풍도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마케터(eMarketer)의 제이콥 본 애널리스트는 IBM이 하드웨어 투자 확대와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AI 신생기업들의 부상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소멸이라기보다 시장 재편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변화에 맞춰 제품을 진화시키는 기업들은 충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월드트레이드시큐리티스의 니컬러스 무갈리 CEO는 IBM이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 변화 속 첫 번째 희생양일 뿐이라며 팔란티어와 서비스나우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같은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일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댄 나일스 역시 소프트웨어 사업 특성상 이번이 마지막 사례는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