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증시는 29일 AI투자 둔화·중국 추격 우려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6% 안팎 급락했다.
-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외국인 매도세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탓에 주가가 투매되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 기업 순이익 전망은 상향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서 HBM 경쟁력과 AI 메모리 수요·설비투자 전략 제시가 투자심리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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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우려·中 반도체 변수에 밸류에이션 급락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증시는 연일 뒷걸음질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추격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역사적 저평가 구간까지 내려앉았다.
증권가는 시장이 악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만큼 향후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와 AI 수요 전망이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상 최대 실적에도 반도체 투매…실적보다 AI 우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60.42포인트(5.98%) 급락한 5663.2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7.72%)에 이어 이날도 43.17포인트(6.12%) 하락한 662.68에 마감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보다 투자 심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시장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0조5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9조3187억원으로 256.8% 늘었고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으로 각각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견조한 수익성을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리츠증권도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메모리 수요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영업 레버리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전인미답 '100조원 이상' 세전이익을 통해 영업뿐만 아니라 영업외이익을 통한 폭발적 기업 가치 증대를 증명했다"며 "세전이익 서프라이즈는 가치 증대 노력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실적 발표 이후에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에 차익 실현 물량이 집중됐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추격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호실적이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컨퍼런스콜에서 10여개 고객사와 LTA를 체결하고 계약기간은 기본 5년으로 설정했으며 가격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구조라고 밝혔다"며 "마이크론과 다르게 명확하지 않은 설명으로 반도체 업황 우려가 잔존했고,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도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며 실망감이 가중했다"고 평가했다.
수급도 이를 뒷받침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9265억원, 791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기관은 3조6301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들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193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62억원, 3351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이번 조정이 실적 악화보다 AI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지속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현재 시장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수요 측면의 우려,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지속 가능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과 공급 측면의 우려, 중국의 경쟁 상대로의 부상 가능성을 모두 반영하며 가격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지만…기업 실적 전망은 되레 '상향'
시장에서는 연이은 증시 급락에도 기업의 펀더멘털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시 조정이 실적 악화보다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262개 기업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한 달 동안 3.3% 상향 조정됐다.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3%, 3분기는 2.0% 각각 높아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국내 상장사의 이익 전망도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실적은 반도체가 주도하고 비반도체로 확산할지가 관건"이라며 "향후 실적 시즌에서는 하반기 컨센서스가 추가 상향되는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성장과 이익 모멘텀,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갖춘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약 한 달간 이어진 조정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도 각각 3.3배와 3.9배로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평가만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일로 예고된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과 AI 메모리 수요, 설비투자 계획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희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 발표에서 세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따른 부담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며 "지수의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실적 발표를 통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