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키멜리움이 10일 테르훈의 고전 래드를 새 번역 출간했다
- 래드는 실제 콜리 래드를 바탕으로 한 12편의 이야기다
- 생명의 존엄과 인간·동물의 유대를 되묻는 작품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100년 전 동물문학 고전의 인간과 동물 유대
현재 반려동물 문화와 여전히 공명하는 메시지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몸도 영혼도 고귀한 개." 미국 뉴저지의 한적한 시골집 앞 햇살 드는 길목에는 이런 짧은 묘비명이 새겨져 있었다. 화려한 찬사도, 과장된 수식도 없었다. 그러나 그 한 줄은 100년 넘게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고전, '래드: 어느 위대한 콜리 이야기(Lad: A Dog)'가 새 번역으로 국내 독자를 다시 찾아왔다.
도서출판 키멜리움은 오는 10일 미국 작가 앨버트 페이슨 테르훈의 대표작 '래드'를 출간한다. 1919년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은 한 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읽혀온 동물문학의 고전이다. 어린이책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은 어른이 더 깊이 읽게 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콜리견 래드다.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넓은 저택에서 주인 부부와 살아가는 그는 영리하고 품위 있으며, 무엇보다 충직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단순히 '착한 개'를 그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사랑하는 짝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질투,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싸움, 인간의 욕심 때문에 원치 않는 도그쇼에 나가야 하는 굴욕, 죽음과 재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용기까지 한 생명의 존엄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작가는 래드를 인간처럼 의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의 시선으로 인간을 비춘다. 그래서 독자는 어느 순간 자신보다 더 의연하고 더 고귀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 인간이 충성이라 부르는 마음,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이 래드에게서는 계산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래드'는 실제 존재했던 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뉴저지 자택에서 직접 기르던 콜리 래드와 함께한 시간을 토대로 모두 12편의 이야기를 엮었다. 당시 잡지 연재가 시작되자 독자들은 "래드가 정말 실존하는 개냐"는 편지를 끊임없이 보내왔다.
이에 대해 작가는 서문에서 단호하게 답한다. "그렇다. 래드는 진짜 개였다. 내가 지금까지 알았고 앞으로도 알게 될 개들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개였다." 그는 래드의 마지막까지도 기록한다. 열여섯 해를 행복하게 살다 어느 따뜻한 9월 아침, 베란다 그늘에서 잠들 듯 생을 마감한 래드. 병도 고통도 없이 조용히 멈춘 심장을 바라보며 작가는 친구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집 가까운 햇살 좋은 언덕에 래드를 묻고, 비석에는 단 한 줄만 남긴다.
"몸도 영혼도 고귀한 개." 이 장면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동물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번역본은 원작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사실적인 묘사를 최대한 살렸다. 번역을 맡은 최호정은 개들의 행동과 심리를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서도, 원문의 품격과 따뜻함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옮겼다.
책에는 래드의 성장과 사랑, 가족애, 용기, 희생을 담은 12편이 실렸다. '그의 짝', '어린 아들', '길을 잃다!', '황금 모자', '울프', '마지막 전투의 날' 등 각 장은 독립된 단편이면서도 하나의 긴 생애를 완성한다.
물론 100년 전 작품인 만큼 현대의 동물복지 기준으로 보면 다소 거친 훈련 방식이나 개들 간의 싸움 장면도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작품이 전하는 생명의 존엄과 인간과 동물의 깊은 유대는 지금도 전혀 빛이 바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가족이 된 시대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동물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래드』는 사람에게 충성을 바치는 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존재를 통해 사람다움이 무엇인지를 되묻는 작품이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많은 독자가 다시 이 책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린 시절에는 모험담으로 읽고, 어른이 되어서는 사랑과 상실의 이야기로 다시 읽게 되는 책.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 역시 작가처럼 한 줄의 묘비명을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