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성평등가족부가 27일 젠더폭력 양형기준 포럼을 열었다
- 처벌불원·공탁의 과도한 감형 논란과 개선 요구가 나왔다
- 피해회복·자기결정권 고려한 신중론도 함께 제기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처벌불원 삭제" vs "피해 회복 위한 협상력" 팽팽
여성단체 "권력관계·폭력의 지속성 양형에 담아야"
성평등가족부, 대법원 양형위에 개선안 제출 예고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등 젠더폭력 사건에서 '처벌불원'과 형사공탁이 감형에 과도하게 작용한다는 지적과 함께 양형기준 개선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양형기준에서 삭제할지를 두고는 피해 회복 및 피해자 자기결정권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성평등가족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폭력 이후, 법원의 시간: 성별기반 폭력 사건의 양형기준과 판결을 들여다보다'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최근 약 1년 5개월간 선고·언론보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젠더폭력 사건에서 처벌불원과 합의, 공탁, 초범 여부, 피고인의 가족관계·직업 등 행위와 직접 관련이 적은 요소가 감경 사유로 폭넓게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성범죄에서 처벌불원이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로 작용하는 반면 일부 디지털 성범죄에서는 일반양형인자로 다뤄지는 등 범죄 유형별 기준에도 불일치가 있다고 짚었다.
한 교수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사촌 누나를 상대로 수년간 강제추행·간음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1심 징역 4년에서 항소심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된 사례를 들었다. 항소심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위로금 공탁, 초범 등을 고려했다.
불특정 여성 29명을 상대로 약 1년간 155차례 몰래 촬영한 피고인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었다. 피고인은 대부분의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지만 범행 인정과 초범,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와의 합의 등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한 교수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 범행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전력 없음' 감경요소 적용에서 제외하도록 한 기준과 실무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처벌불원이 여전히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로 기능하고 있다"며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 요소를 삭제하고 디지털 성범죄 기준의 '공탁 포함' 표현도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다수·반복 범행에서 '초범' 감경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유포·반포되지 않음'이나 '영리 목적·경제적 이득 없음'을 독립적인 유리한 정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광진 의정부지법 판사는 "권고형량 범위를 정하는 단계, 선고형을 결정하는 단계, 집행유예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는 이론적으로 구분된다"며 "판결문에 적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은 법원이 형법 제51조상 여러 사정을 종합 고려했다는 점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벌불원 자체를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한얼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성범죄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는 만큼 피해자 의사는 기본적으로 존중되고 양형에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양형인자에서 완전히 삭제하면 가해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거나 형사절차에서 신속하고 충분한 배상이 이뤄지는 사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대리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은 처벌불원 요소가 실제로는 단일 사유 이상으로 중첩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불원뿐 아니라 '진지한 반성', '상당한 피해 회복'까지 함께 인정돼 형량과 집행유예 판단에 복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엄정한 처벌과 피해 회복을 모두 누릴 권리가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돈을 받고 처벌불원을 해 집행유예를 감수할지'를 선택하도록 내몰릴 수 있다"며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사법적 판단 부담을 피해자 개인에게 전가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수진 법무법인 혜석 변호사는 처벌불원의 위상을 낮추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제도 아래에서 즉시 삭제하는 방안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형사합의 과정에서 금전 배상뿐 아니라 사과, 허위사실 정정, 추가 피해 방지 등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협상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민사·형사 절차만으로는 충분히 해결하기 어려운 피해 회복 수단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현행 양형기준이 젠더폭력의 구조적 특성과 피해 양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젠더폭력에서 반복되는 권력관계와 통제·지배, 폭력의 지속성과 연속성, 그에 따른 피해 특성이 개별 범죄의 양형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포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스토킹은 동일 피해자에 대한 범행일 때만 동종 전과로 보고 다른 범죄군은 성폭력·성매매 범죄만 동종 전과로 보는 등 기준이 서로 다르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복·원한뿐 아니라 피해자가 속한 집단에 대한 증오심에 기반한 범행도 양형기준에서 고민해달라"고 제안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피해 판결은 피고인의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피해자의 회복과 또 다른 피해 예방에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한 사람에 대한 판결로 의미가 축소돼서는 안 된다고 새각한다"며 "올해 하반기 예정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검토 과정에 포럼 논의와 연구 결과를 담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