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그리스가 채무에 대한 상환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경우 이것이 금융권에 미칠 파장은 리먼브라더스 몰락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리먼 브라더스 몰락은 글로벌 금융시스템 상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주된 이유는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것을 미국 정부가 용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장의 패닉 상태가 발생하고 다른 금융기관들의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리먼의 60만개 파생상품 계약과 수십억 달러의 채권 파산에 그쳤지만 더 많은 금융사들은 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압력을 받았다.
현재 그리스의 소버린 채무는 2700억 유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유럽 은행권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1000억 유로 수준이며 보험사들과 연기금 및 중앙은행들이 나머지 1700억 유로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CNBC는 25일자 기사를 통해 대부분의 그리스 채권 보유기관들은 손실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상황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그리스 채권 보유자들은 손실의 거의 전부를 떠안아야 하는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본 규제시 소버린 채무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유로존 재정 취약국에 대한 지원은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04년 당시 독일과 그리스의 채권 스프레드가 20bp 이하로 떨어졌던 것은 이같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재정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미국에서 국채는 은행권이 3%만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정부채무의 30% 수준을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ECB의 재정적 뒷받침이 없이는 유로존 각국 정부는 좀처럼 국채를 매각해 자금을 끌어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유럽 은행권의 소버린 채무 노출로 인해 자기자본 수준이 크게 타격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또한 또다른 공적자금의 투입을 통한 정부 구제금융이 필요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그리스의 디폴트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느 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ECB 조차도 그리스 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추가 자본을 확충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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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