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는 등 무차별적인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쯤 진정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당분간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매도 압력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747억원의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2일부터 9거래일째 매도세를 유지, 이 기간 동안 매도 물량은 무려 5조1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날 외국인은 주로 화학(-407억원)과 건설(-308억원), 유통(-305억원), 철강금속(-291억원) 등 업종을 매도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연휴 기간과 미국, 유럽증시가 간밤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 확대되면서 코스피가 전강후약 패턴을 보였다"며 "시장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외국인 매도에 의한 수급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미국경제 침체 우려를 시작으로 주요국 경제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신흥국 경제도 미국처럼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커진다면 외국인 이탈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외국인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합의 직후인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보유 시가총액의 1.46%를 매도했다"며 "이 같은 매도 규모는 2008년 1월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2.03%)와 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1.8%)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당시와 같은 매도세를 보일 경우 1조5000억~2조원 가량의 매도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아야만 외국인 매도세가 멈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구체적인 추세 전환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구체적인 시기를 예상하긴 쉽지 않다"며 "오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를 유럽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럽계 자금이 급격히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선진국 시장의 변동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좀더 증폭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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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