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빈수레는 요란했다. 단순한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요발언이 오갈 수 있다며 '국내 스마트폰 2000만 돌파 기념' 자리 참석을 독려하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였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축사를 진행하는 동안 함께 온 방통위 간부들은 36층 호텔 창가에 서서 한눈에 펼쳐지는 서울시내 전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국회 문방위원장 전재희 의원은 축사를 마치자마자 또다른 의정활동이 있다고 양해를 구한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들이 전했듯 스마트폰 2000만 가입자 돌파가 별도의 행사를 꾸릴 정도로 스마트 세상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면, 향후 3000만 돌파 등 스마트 세상 정착을 위해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설명이 응당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 '우리(WE)'의 정책은 없었다. '우리(CAGE)' 안에 둘러쌓인 통신업계만 존재할 뿐이었다. 축제는 몇 분의 축사로 시작해 스마트폰 2000만 가입자를 위해 애쓴 이통3사 근무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공로패 수여와 별도의 상품권 증정으로 마무리됐다.
선물 수여자들에게 "화이팅 포즈를 취해보세요"라는 소리만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 어디에도 스마트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드러내는 목소리는 없었다.
최근 정통부 부활, 포스트 방통위 등 IT정책의 부재라며 방통위의 조직개편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이 추진중인 정책의 경과에 대해 언급했더라면 어땠을까. 누군가는 또 손 번쩍 들고 이의를 제기할지언정, '방통위가 본분을 잊지 않고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 돌파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2009년 11월. 유난히도 스마트폰 도입이 늦은 우리나라가 최단기간에 스마트폰 확산을 이끌며 IT강국으로써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잔칫집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눈도장찍는 행사, 행사를 위한 행사때문에 본연적인 임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통신업 종사자들의 본분은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공로패와 무료통화 상품권을 쥐어주며 자축하는 것이 아니라보다 나은 정책과 서비스를 제시하고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워크는 언제 실현되는지, 활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별도의 혜택은 있는지, 다른업종과의 융합은 어떻게 되는지 등 스마트시대 가이드라인이 여전히 궁금하다. 뜬구름잡는 식의 방향성이 아닌 스마트시대를 만드는 그들의 구체적 계획이 알고싶다.
스마트세상이 무엇인지 언제 실현되는지 확실하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축제는 언제쯤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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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