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한미FTA의 그늘 ② 제약업계] “약가인하·FTA로 존립 위기”

기사입력 : 2011년11월29일 12:33

최종수정 : 2011년11월30일 08:58

한국제약협회 천경호 상무

[뉴스핌=김지나 기자] 지난 18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장충동 일대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운집한 제약업계 종사자 1만 여 명은 '전국제약인 생존투쟁궐기대회'를 열고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쳤다.

이날 모인 제약업계 종사자들이 정부에 요구한 것은 단계적인 약가인하.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12일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 약가 상한선을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약가 인하안을 발표했다. 약값 거품을 제거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을 연구 개발 중심으로 선진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 일괄 시행될 약가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지 못한 제약회사들이 영업적자로 줄줄이 문 닫을 우려가 높아지자 이날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에 단계적인 약가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제약업계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한미FTA 발효시 큰 타격이 예상되는 산업 중 하나다.

특히 비준안이 명시하고 있는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은 국내 제약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조항이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복제의약품의 제조•시판을 유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는 오리지날약의 특허권이 존속하는 기간(출원일로부터 20년) 내에 국내 제약사가 복제약(제네릭)의 제조ㆍ시판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특허권자에게 이를 알려줘 특허권 침해여부를 사전에 심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한미 양국은 재협상 과정에서 국내 제약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국내 도입을 3년간 유예키로 해 201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한미FTA, 국내 제약업계에 절대적 불리”

이와 관련, 한국제약협회 천경오 상무는 2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미국 제약사들의 신약 특허권 강화를 인정하는 내용으로, 국내 제약사들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천 상무는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한미FTA에만 강제규정으로 포함돼 있다”며 “미국과 FTA를 맺었던 페루, 콜롬비아, 파나마 등은 강제규정에서 권고규정으로 바꿨다. 한·EU FTA에는 이런 조항 자체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천 상무의 하소연은 허가특허 연계제도 때문에 복제약(제네릭) 비중이 큰 국내 제약사들이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복제약을 개발하고 출시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제약사가 외국 신약을 바탕으로 생산한 복제약이나 개량신약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즉시 허가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결국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복제약이나 개량신약은 중단 기간만큼 출시가 늦춰지거나 생산 자체가 무산된다. 이렇게 되면 비싼 오리지널 약을 구입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이 ‘약값 부담’이라는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제약업계는 현재 “외적으로 내적으로 악재를 만나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극도의 위기에 내몰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약협회는 지난 23일 한미FTA 비준관련 성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내 제약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약속한 피해산업 지원책 지켜지기 바람 ▲또한 일괄 약가인하 충격 커 재고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허가특허 연계제도 강제규정은 한미FTA밖에 없다”

- 가장 큰 쟁점인 ‘허가특허 연계제도’란.

“특허기간 내 복제약 판매 허가를 신청한 회사를 상대로 특허권자가 소송을 내면 허가 신청 절차가 자동 정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국내 제약회사가 사전에 허가를 받아 특허기간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복제약을 시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제약사들은 복제약 개발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또 복제약을 출시한다 해도 과거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허권을 가진 회사입장에서는 독점이익을 누리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지는 이득을 보게 된다.

정부는 복제약 시판이 9개월 지연될 경우 국내 제약업계 매출에서 연간 367억~794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약값 상승이다. 신약은 대부분 외국 제약사들이 개발해 판매하는데 지금은 약 가격이 경제성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지금까지는 정부를 따라가는 식이었다. 그러나 한미FTA가 발효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빠진 상태에서 제3의 독립기관이 약가를 심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값은 상승하게 된다.

사실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강제규정으로 포함된 곳은 한미FTA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은 2007년 FTA를 체결했던 콜롬비아, 파나마, 페루에선 이 조항이 권고규정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한미FTA에는 이 조항이 강제규정으로 포함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라는 이유로 조항 중 일부 규정의 시행을 3년 이후로 유예하는 데 그쳤다. 100원 손해 볼 것을 80원 손해 봤으니 참으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서양사람들한테 너무 관대한 것 같다.”

- 제약업계 스스로 불법 리베이트가 만연하는 등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점도 있다. 개발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우리 자체 신약개발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신약이 17개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미국에서 허가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그 나라 국가 사람들을 상대로 임상 데이터를 만들어야 되는데 현재 5개 제약사가 임상실험 3단계 중 두 번째 단계인 2상을 진행하고 있다.(세 번째 단계인 3상을 마친 후 심사를 받고 허가가 나야 판매가 가능하다) 순조롭게 잘 되면 미국 출시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 정부에 바라는 요구사항은.

“현실이 어렵고 어려운 길이겠지만 방법은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 1월 1일 한미FTA가 발효될 경우 양 국가 통상장관들이 공정위원장이 돼서 세부적인 걸 만드는 실무반을 가동한다. 협정문에 나온 조항의 모든 것을 검토하고 수정할 거 수정하고…. 그런데 정부가 동상이몽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싸움을 하려면 보건복지부, 외교통상부가 상당히 전투적으로 나가야 되는데…. 그래서 우리 제약협회도 실무반에 들어가겠다고 강력히 말했다. 미국제약협회도 들어오라고 해서 당할 때 당하더라도 공평하게 가자고 말했더니 복지부는 자꾸 우릴 설득하려고 한다. 좀 참으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건 정부는 제약회사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도와달라는 것만 지원해주면 된다. 그런데 약가인하, 한미FTA까지 겹쳐 타격이 크다. 그래서 정부에다 약가인하 시행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한미FTA 발효 이후 3년 후 시행될 것에 대해 대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약업계가 성명서에서 밝힌 것처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약속한 피해산업 지원책이 지켜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약사법개정안을 보면 복제약 개발자는 품목허가 신청 사실을 등재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사람과 특허권자 모두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는데 이는 한미FTA 협정문에서 명시한 특허권자에게만 통보토록 한 사항을 정부가 스스로 확대한 것이다. 그래서 특허권자에게만 통보하도록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또 만약 소송을 통해 특허무효나 특허침해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때 이 최초 복제약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위법령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주식정보넷.단2개월 830% 수익기록. 91%적중 급등속출중 >특급추천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학생 입학 논란' 성신여대, 근조화환시위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성신여대가 '2025학년도 외국인 특별 전형 모집요강'에서 신설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의 지원을 받기로 결정하며 논란이 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교내에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항의문구를 적고 있다. 2024.11.12 choipix16@newspim.com   2024-11-12 16:58
사진
'왕좌의 게임' 재현...넷마블 '지스타' 첫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넷마블이 HBO의 메가 IP '왕좌의 게임'을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 '몬길: STAR DIVE'를 선보이며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를 열고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선보일 신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STAR DIVE'를 최초로 공개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HBO 드라마 IP를 활용한 오픈 월드 액션 RPG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장현일 넷마블네오 PD는 "워너 브라더스, HBO와 긴 시간 신중하게 협업하며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게임은 원작 드라마의 시즌 4 후반부를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피의 결혼식'에서 정당한 후계자를 모두 잃은 몰락한 가문의 서자 역할을 맡는다. 장 PD는 "눈과 배고픔밖에 없는 척박한 북구에서 밤의 경비대를 도우며 가문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며 "드라마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이야기와 인물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의 주 무대인 웨스테로스 대륙을 심리스 오픈 월드로 구현한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지역은 물론 나오지 않은 지역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장 PD는 "원거리 공격으로 높은 곳의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재배치해 새로운 길과 숨겨진 공간을 찾는 등 다양한 퍼즐 요소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투 시스템도 원작의 사실적인 톤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장 PD는 "마법이 난무하는 흔한 판타지가 아닌 칼과 도끼 등 현실적 무기를 기반으로 한 전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는 용병, 기사, 암살자 중 하나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클래스는 원작 캐릭터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싱글 플레이뿐 아니라 협력 중심의 멀티 플레이도 제공된다. 윈터펠 같은 대형 성에서 다른 유저들과 만나 대화하고 파티를 꾸려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일부 필드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필드 보스 전투도 가능하다. '몬길: STAR DIVE'는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이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김광기 넷마블몬스터 개발 총괄은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 추억의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며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클라우드, 혈기왕성한 베르나 등 대표 캐릭터들과 새로운 마스코트 야옹이가 펼치는 모험"이라고 소개했다. '몬길: STAR DIVE'는 전작에 비해 전투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김 총괄은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전투 스타일과 역할이 있어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더 다양하고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며 "원작의 태그 플레이를 계승해 단순한 캐릭터 교체가 아닌 연계 공격과 협력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저스트 회피, 버스트 모드 등 액션성도 강화했다.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특정 부위 파괴나 속성 활용 등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며, 야옹이와 함께하는 몬스터 포획·길들이기 시스템도 구현했다. 한편 넷마블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4에서 100부스 규모로 두 게임을 선보인다. 170개 시연대를 통해 '킹스로드'의 프롤로그와 '몬길'의 초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 중앙 무대에서는 인플루언서 대전, 버튜버 시연, 코스프레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dconnect@newspim.com 2024-11-08 17: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