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30일 통계청이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과 설비투자를 제외하고 서비스업생산 등 전반적인 산업활동이 9월이나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각각 두 달과 세 달 연속 감소하면서 한국 경제의 경고등이 커졌다.
통계청 담당국장도 브리핑을 통해 "대외여건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향후 경기 예측이 힘들다"며 "유럽 재정위기, 미국 등 선진국 경제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또 "기계적으로 보면 경기 둔화국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감소 추세가 6개월은 지속돼야 경기둔화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각 언론사들도 재고가 늘고 투자가 줄고 있다며 앞으로의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일부 금통위원들이 "경기국면의 전환이 임박하지 않았는지 우려된다"며 "어쩌면 우리 경제는 지금 경기 정점을 지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평가는 달랐다. 전산업생산이 소폭 증가하면서 완만한 경기회복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건설업이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월 비교적 크게 하락했던 서비스업이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내수는 개선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도 했다.
물론 광공업 생산이 유럽 재정위기 부각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소폭 감소하면서 일부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재정부는 그러나 수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 비준으로 향후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업종 생산에 긍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재정부는 한미 FTA 체결로 향후 15년간 우리나라의 對 세계 수출이 연평균 31.7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대외경제연구원의 자료까지 첨부했다.
올해 4월부터 재정부를 출입하면서 산업활동동향 기사를 계속 써왔지만 정부의 ‘평가 및 전망’에 한미 FTA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정부의 기대대로 한미FTA를 통해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다면 적극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멕시코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멕시코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선진국의 앞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해 경기침체가 오히려 악화됐다.
특히 앞으로 걱정되는 것은 이번처럼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거나 수출이 다소 줄어드는 등 경제가 어려운 모습을 보일 경우 정부가 예외 없이 한미FTA를 마치 요술방망이처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 입장에서야 비록 날치기라도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까지 한 한미FTA를 십분 이용하고 싶겠지만 ‘FTA 만능주의’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FTA를 잘 이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적극 장려할 일이지만 이렇다할 국내 대책 없는 FTA 만능주의는 일부의 우려대로 미국의 거대 경제권에 종속되는 결과만을 초래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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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