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 한국의 카네기로 불린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철(鐵)'을 신앙처럼 숭배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전 회장은 “신앙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서슴없이 ‘철’이라고 대답한다. 군인의 기와 기업인의 혼을 가진 사람”으로 박 명예회장을 호평했다.
1927년 9월 29일(음력) 현재 부산 기장군 장안읍 갯마을에서 태어난 박 명예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중퇴하고 육사(6기)에 입학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생도와 교관으로 만났다. 한평생을 철강인으로 산 그와 절대적 후원자였던 박 전 대통령과의 첫 인연이다.
이후 1961년 집권한 박 대통령은 공업 입국의 달성을 위해 종합제철소 건립을 놓고 고민했고, 적임자로 박 명예회장을 택했다. 생도시절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 시절 눈여겨 봤던 박 명예회장에게 종합제철소 건립의 대역사를 맡긴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로 제철소 건설에 들어갔지만, 어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 때 등장한 일화가 저 유명한 ‘우향우’이다.
박 명예회장은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지어지는 제철소 건설이 실패할 경우 우향후해 동해 바다에 몸을 던지자고 설파했다.
이 같은 박 명예회장의 강한 집념은 1973년 6월 9일 우리나라 최초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오는 감격으로 이어졌다. 한 달 뒤에는 연간 조강생산능력 103만t의 1기 설비가 성공적으로 완공됐다.
이어 광양만에 세계 최신예 최대 제철소 건설을 성공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영일만과 광양만의 신화`라고 이야기한다.
1981년 2월 18일 조강연산 850만t 규모의 포항4기 설비종합 준공에 이르기까지 포항제철소 건설사업은 규모나 물량, 공사 금액, 기간 등에서 사상 초유의 대역사의 연속이었다.
포스코는 주설비 착공 13년만에 910만t 체제의 대단위 제철소를 세계 에서 가장 저렴한 건설비로,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완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1972년 7월 후판공장 가동 이후부터는 조업과 건설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매기(每期)마다 공기(工期)를 단축해 왔다.
박 명예회장은 25년간의 사장 및 회장 재임기간 중 2100만t을 달성했다.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가 이룩한 800만t 기록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그가 첫 삽을 뜬 포스코는 오늘날 세계 5위, 연간 조강생산량 3540만t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사로 성장했다.
박 명예회장이 이룩한 포스코의 신화는 한국 경제의 성장사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연간 조강생산 103만t 규모의 1기 설비로 시작한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생산량 3370만t, 매출액 32조5820억원, 영업이익 5조470억원, 순이익 4조203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창립 당시 34명의 임직원은 1만7450여명(계약직 포함)으로 늘어났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향우 정신'과 ‘제철보국’의 전통,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도전정신, 책임의식과 완벽주의, 철저한 투명경영, 인간존중의 경영이념은 글로벌 포스코의 정신적 자산으로 지금도 면면히 계승, 발전돼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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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