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디폴트' 확정시 포르투갈로 '전염'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그리스 디폴트에 세계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 있지만 정작 유로존 붕괴의 핵폭탄은 포르투갈이 안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그리스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디폴트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세계 무대에서 폭발을 일으킬 숨은 주인공은 오히려 그리스와 같은 선상에 서 있는 포르투갈이라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의 매튜 린 칼럼니스트는 "부채로 인한 디폴트 위기로 가파르게 치닫고 있는 포르투갈이 단일 통화권을 정치적으로 강타하면서 유럽권 은행 시스템에 치명적인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이미 79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신청한 상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은 그리스에 적용시켰던 세금 대폭 인상과 지출 삭감, 임금 삭감 및 구조개혁 등의 기본틀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같은 조치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세금 인상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면서 기업들을 지급 불가 상태로까지 몰아넣고 있고 적자 감소 목표치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포르투갈 정부는 예상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4.5%에서 5.9%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선례에 비춰봤을 때 이는 계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매튜는 "EU가 요구하는 사항들은 어떤 경제라도 빠르게 침체될 수밖에 없는 조치들"이라며 "이는 악순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미 포르투갈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추가적인 강등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채권수익률이 요동치면서 지난주 14%까지 급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스 10년물 채권이 33%까지 기록했음을 감안한다면 포르투갈 역시 이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특히 그는 "유럽의 은행들은 그리스보다 포르투갈에 더 많이 도출돼 있다"며 "BIS 데이타에 따르면 전체 은행들은 그리스에 2040억 달러가 노출돼 있는 반면 포르투갈은 2440억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유로존 금융·통화시장 '충격' 여파
매튜는 "그리스의 디폴트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압력은 바로 포르투갈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한 여파는 ▲ 유로권 금융시스템의 충격 ▲ 통화시장에 타격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포르투갈의 부채는 독일과 프랑스에 대한 것인데 문제는 정부 부채보다 민간 채무가 많다는 것"이라며 "이미 약해져 있는 민간이 이러한 손실을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또 한 통화권에서 한 국가의 디폴트는 불운한 사고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그 이후로 이러한 현상이 이어진다면 이것이 미치는 타격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로 대륙 전체에서 황폐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한편 포르투갈의 1인당 GDP는 2만 1000달러 수준으로 2만 6000달러의 그리스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올해 6%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3% 이상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특파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