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재벌가DNA-정의선①] ' 디자인 경영'으로 우뚝 선 후계자

기사입력 : 2012년02월07일 14:35

최종수정 : 2012년02월15일 14:56

- 고객 기대 뛰어넘는 감성적 가치 창출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1월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신차 벨로스터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들에게 경영승계에 대해 물으면 “앞으로 10년은 끄덕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몽구 회장(74)의 건강상태와 경영활동 등을 감안할 때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2)으로의 경영승계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1938년생으로 칠순을 넘긴 정 회장은 올해 들어서도 국내외를 분주히 오가며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부회장도 “회장님을 더 배워야 한다”며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아버지 정 회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정 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오가며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존경심과 함께  그룹 최고 책임자의 막대한 책무감을 더 배워야 한다는 기업인의 자세에서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이미 그룹 경영전면에서 대내외의 주목을 받는 '뉴스 메이커'로 성장해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가 던지는 화두가 현대기아차의 트렌드가 되고, 세계 자동차업계의 '이슈'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직 나이적으로 연륜적으로 이르다는 평가를 받는 정 부회장은, 스스로를 더욱 돌아보고 가담듬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주변에서는 평가한다.

아버지 정 회장의 기업가 노정에서 정 부회장은  선천적으로 ,후천적으로 경영수업생의 길을 걷는 중이다.

사실 정몽구 회장은  순탄한 길만 걸어 온 것은 아니었다.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 이른바 '뚝심 경영'으로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다.

선대 회장 시절, 현대그룹 대권 경쟁에서 아픔을 겪기도 했고,  현대차그룹을 이끌면서는 이른바  '글로비스' 사건으로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물러나는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 회장은 모든 걸 이겨냈고  옛 현대그룹의 '장자론'을 주창하고, 범 현대가에서는  이를 사실 모두가 받아들인다.  

아버지 정 회장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도전과 극복의 과정을  정 부회장은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영승계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  문제는 시기가 아니라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주변에서 주는 점수다.

결론적으로 정의선 부회장에 대한 그룹안팎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지난 1998년 인수 이후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기아차를 부활시킨 멤버들중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이 그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을 맡고 있던 정 부회장은 2005년 3월 정몽구 회장의 특명으로 기아차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경영능력을 시험 받게 된다.  정 회장은 이전부터 유일한 후계자인 정 부회장에 대해 “얼마나 능력 있고, 일을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온 터였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그 해 기아차는 매출 15조9994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5.6%나 감소했다. 이후에는 더욱 나빠져 2006년(-1253억원)과 2007년(-554억원)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위기를 맞았다.

실적 부진이 한 개인의 탓은 아니겠지만  오너 경영진이자 유력한 그룹 후계자인 정 부회장을 바라보는 눈은 많은 의미를 품고 있었을 게다.

능력평가에 대한 정답을 정 부회장은  '디자인'에서 찾았다.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려는 순간 ‘디자인경영’ 승부수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2006년 세계 3대 디자이너의 한 명으로 꼽히던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최고 책임자(부사장)로 영입했다. 기아차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디자인을 향상시키기 위한 승부수로 세계적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그룹 디자인총괄 책임자였던 슈라이어를 택한 것이다.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과 시장성을 직접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해당 프로젝트 추진 승락도 정 부회장이 받아냈다는 후문이다.

슈라이어는 2005년 처음 기아차의 영입제의를 받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유럽까지 날아와 설득하는 정 부회장의 삼고초려에 합류를 전격 결정했다. 기아차 고위임원은 “오너인 정 부회장의 끈질긴 노력과 파격적인 제안이 슈라이어의 마음을 돌렸다”고 전한다. 

슈라이어의 영입으로 디자인경영에 가속도가 붙은 기아차는 포르테에 이어 스포티지R, K5, K7 등 혁신적 디자인의 신차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기아차의 디자인 혁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008년 8월 선보인 포르테는 지난해까지 66만여대가 판매되며 기아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았다. 

또 슈라이어가 디자인 전 과정을 주관한 스포티지R은 2010년 3월 출시 이후 2년도 안돼 25만여대가 팔렸으며, 20010년 4월과 2009년 11월 각각 출시된 K5(23만대), K7(8만대)도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바일은 지난해 "과거 기아차는 그저 그런 차였지만 피터 슈라이어 영입이후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200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정의선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과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최고 책임자.
정 부회장의 ‘디자인경영’ 승부수가 적중하며 실적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2008년 30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아차는 2009년 사상 최초로 영업익 1조원(1조1445억원)을 달성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어 2010년(2조4900억원)과 2011년(3조5251억원)에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형만한 아우’라는 평가를 시장에서 받고 있다. 기아차는 슈라이어의 '호랑이 코' 패밀리룩을 계승한 준대형차 K9을 올 2분기 출시해 K시리즈의 명성과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때 현대차의 승용차 내수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던 기아차의 고속질주에 한집안 형인 현대차 임직원들도 자극을 받아 현대ㆍ기아차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디자인 기아’로 정몽구 회장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차로 복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차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발표된 새 브랜드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도 그의 작품이다. 정 부회장은 당시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감성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브랜드 슬로건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공석이던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에 BMW 출신의 크리스토퍼 채프먼을 영입한 정 부회장은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의 디자인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임을 예고했다.  정 부회장은 이른바 '디자인 경영'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 프로필>
-1970년 서울 출생(정몽구 회장 1남3녀 중 장남)
-1989년 휘문고등학교 졸업
-1993년 고려대학교(경영학과) 졸업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입사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이사대우), 영업지원사업부장(상무)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전무)
-2003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영업ㆍ기획담당)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하메네이 어디있는지 알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이란을 향해 조건 없는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즉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게시글에는 "조건 없는 항복!"이라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저지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후 나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차이를 일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6-18 02:05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포용복지' 문진영 수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지 철학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온 대표적인 정책 참모다. 복지국가 구상에서 구체적 설계, 제도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온 핵심 브레인으로, 현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 수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영국 헐(University of Hull) 대학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과 정책 현장을 오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시민사회단체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복지제도 확충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문 수석이 '정책형 학자' 또는 '현장형 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와 실무를 두루 거친 이력은 책상 위 이론을 넘은 정책 설계의 밑바탕이 됐다.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사진=대통령실] 아동수당 도입 논의 초기부터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왔고, 이를 '아동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지급 연령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문 수석이 실질적인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인수위에 참여했고,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2년간 청년·여성·중장년 대상 맞춤형 고용·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정책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과 학계, 캠프와 정부를 아우르는 경험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사회정책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복지 공약을 총괄 설계하며 아동수당 확대, 돌봄 국가책임제,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끌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문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수석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 복지국가 기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일과 돌봄의 국가 책임 확대, 사회안전망 정비 등 주요 복지과제를 설계·집행할 실무 총괄자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문 수석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정책가로,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 실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영국 헐대 사회정책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회 위원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위원장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 분과위원장 parksj@newspim.com 2025-06-18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