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미국 기업이 브라질 은행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014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고금리 예금에 자금을 묻어두기 위해서다.
브라질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미국 기업 자금이 홍수를 이루면서 헤알화 평가절상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매출을 창출하는 미국 기업 가운데 자금을 현지 은행에 예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10%에 가까운 만큼 미국에 비해 금리 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75bp 인하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여전히 9.75%에 이른다. 제로금리의 미국 기업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미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코카콜라는 해외에 예치한 전체 자금 100억달러 가운데 약 30억달러를 브라질에 예치했다.
현금지급기를 포함해 은행용 솔루션 업체인 다이볼드는 브라질에서 매출액의 20%를 창출한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이 2위 시장인 셈. 다이볼드 역시 브라질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현지 은행에 예치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브라질의 헤알화는 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타깃으로 부상했다. 달러화와 헤알화 모두 변동성이 크지 않아 캐리 트레이더에 적격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헤알화는 올 들어 5%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서기 전 상승률은 10%에 육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지속, 연말 9% 아래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는 브라질이 고금리 매력을 상실할 경우 남아공과 인도, 파키스탄 등이 미국 기업의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