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공식 거래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증폭,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을 밀어 내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 위기 전염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진 것도 안전자산 상승에 힘을 실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급락한 1.78%를 나타냈다. 30년물은 8bp 떨어진 2.93%를 기록했고, 7년물은 5bp 내린 1.18%에 거래됐다.
이날 장중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774%까지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0년물 역시 장 초반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7년물 국채 수익률은 1.170%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독일 국채 역시 큰 폭으로 상승, 수익률이 일제히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34%까지 하락,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역시 13bp 내린 2.072%를 나타냈고, 5년물 수익률은 0.479%를 기록했다.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밀물을 이룬 것은 그리스를 둘러싼 리스크다. 연립정부 구성이 연이어 수포로 돌아가면서 디폴트 리스크와 함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
일부 투자자들은 그리스가 궁극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정작 준비는 크게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방선거에서 참패, 정치권을 중심으로 긴축안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된 것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그리스의 연정 구성 실패가 가장 직접적으로 미국과 독일 국채를 끌어올린 요인”이라고 전했다.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의 래리 밀스타인 디렉터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공식적인 사안으로 자리잡으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럽의 정치권 움직임이 부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이 때문에 안전자산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스페인은 22억유로 규모의 12개월 만기 국채를 2.985%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달 2.623%에서 상당폭 상승한 수치다. 이탈리아는 35억유로 규모의 3년물 국채를 3.91%의 금리에 발행했다.
발행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6.29%로 상승했고, 이탈리아 1년물 역시 5.75%를 기록해 지난 2월16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