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박 담함론' 적극 차단…김한길 후보 공세도 준비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해찬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의 경선 레이스 스탠스가 '수세'에서 '공세'로 변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6·9 전당대회 첫 지역 대의원 투표가 열린 울산에서 4위에 그치며 예상외로 고전한 탓이다. 그간 당 화합만을 강조하던 데에서 비이(이해찬) 후보들의 '담함' 비판론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물론 김한길 후보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21일 오전 이해찬 후보 최측근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이-박 역할분담론) 공격에 맞대응하지 않고 단결만을 호소했다"며 "사실과 다른 여러 가지 모습이나 분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유세에서 맞대응하고 도전자 입장에서 좀더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메시지도 바뀔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시지 변화와 관련해선 "정권교체 적임자론이었던 (메시지) 기조는 유지하되 단결만 호소하면서 잘 해보자는 것에서 김한길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도 하고 누가 당을 진짜 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박 역할분담론'에 대한 적극적인 차단은 물론 필요할 경우 선두주자인 김 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전술변화로 읽힌다.
실제 이날 이해찬 후보 측은 선대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박 역할 분담론'으로 당의 지지율과 문재인 상임고문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했다는 김한길 후보의 주장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선대위 측은 "이-박 연대 때문에 지속적으로 당의 지지율과 유력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최근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상반된 것으로 근거부터가 잘못된 것"이라며 "지난 1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선 차기주자 선호도 다자구도에서 문재인 이사장은 14.9%로 전주 대비 2.6%, 전일대비 4.0% 상승했다. 박근혜와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전일 대비 2.6% 상승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아울러 "이는 총선패배에 대한 평가이면서도 통합진보당 사태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총선 이후 지도부 공백상태가 초래됐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변화는 이날 열리는 부산 대의원 투표에서도 선두권으로 치고 나서지 못할 경우 초반 당권 레이스에서 이해찬 대세론의 조기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해석된다. 실제 부산 대의원 선거인단 비중은 전체 5.9%(738명)으로 전날 울산 대의원 비중 1.8%(221명)에 3배를 넘어서는 데다 서울·경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여기에 오는 22일에는 친노(노무현) 비토 분위기가 높은 광주·전남에서 대의원 선거가 펼쳐지기 때문에 자칫 반이해찬 후보측에서 걱정하던 밴드왜건 효과(다수 분위기에 편승한 지지결집)를 오히려 이해찬 후보가 우려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어제 문재인 고문까지 현장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이해찬 후보가) 졌는데 오늘(부산)마저도 울산처럼 진다면 친노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해찬 후보는) 부산에서 이겨도 (승리를)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호남에서는 진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 후보 측 입장에서는 향후 1인 2표의 2순위 투표에서 친노 세력의 결집을 이루고 표 분산을 차단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대의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2순위 투표를 거의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해찬 후보 최측근은 "초반 대세론처럼 기조가 잡혀 2(순위)투표라도 이 후보에게 던질 분이 이 후보는 될 거라며 분화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어제 결과로 대의원들에게도 위기의식이 보였기 때문에 한 표는 이 후보에게 줘야 한다는 결속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선대위측은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양승조(충남 천안갑, 3선) 의원이 이해찬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한편, 김한길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 전날 울산 지역 대의원 투표 결과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박연대, 밀실담합이라고 부르는 일에 대한 역풍을 말한다.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며 "이해찬 후보가 대표가 됐을 때 과연 문재인 고문에게 더 유리한가, 불리한가 하는 고려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