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금융당국이 대기업 계열사의 금융상품 몰아주기에 대한 제제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판매사의 자사 운용사 상품에 대한 판매 비중이 높아 눈길을 끈다.
특히 펀드 상품 판매에서 판매사의 자사 운용사 상품에 대한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의 계열 판매사 설정 규모(3월 30일 기준)를 보면,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이 한국산업은행(77.0%)과 대우증권(15.2%)을 통해 펀드를 판매한 비율은 92.2%로 계열사 독식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자사 상품을 판매한 비중이 73.0%로 높다.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은행 62.7%과 신한금융투자 9.7%를 통해 상품을 판매해 두 채널에서 펀드를 판매한 비율은 72.4%를 나타냈다.
KB자산운용 69.9%, IBK자산운용 65.5%, 하나UBS자산운용 61.5%, 한화자산운용 43.0%, 동양자산운용 41.4%, 미래에셋자산운용 41.1%, 삼성자산운용 40.3% 순으로 자사 상품 판매비율이 높은 상위 10개사의 상품 판매 비율은 40%를 훨씬 상회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계열사 판매비중이 높다는 것을 인지한다”면서 “공시를 강화하고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부 규정은 실무자들이 작업 중에 있다”며 “이렇게 되면 수익률을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등 불건전 판매로 간주되는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자사 판매비율이 자칫 민감할 수 있어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25% 판매제한 룰이 있어 펀드처럼 자사 상품 판매 비중이 몰리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험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는 방카 25% 룰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형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을 독점할 것을 염려해 보험사 간 형평성을 맞추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기업체 일선에서는 설계사를 통한 자사 상품 가입 권유는 관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한 직장인은 “입사할 당시 회사에서 보험을 권유해 몇 개 가입했다”며 “가지고 있는 상품이 모두 계열사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직원 대부분이 계열사 보험상품에 가입했다”며 “다른 계열사도 그룹 계열의 보험사 상품 권유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방카슈랑스는 25%의 룰을 적용받지만 제한을 풀자는 의견과 설계사 일선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는 지속적이어서 보험업계 역시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권혁세 원장은 30일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강연에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펀드,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 몰아주기, 우회적 자금지원 등 부당 내부거래 관행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공정금융질서 확립을 위해 대주주를 포함해 계열사와의 부당거래에 대한 검사 및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권 원장은 “계열사에 대한 금융상품 몰아주기에 대한 검사는 연초부터 계획하고 있었고 일부 보험사에 대한 검사 계획을 이미 짰다”며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은 없는지 2분기 중 검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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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