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금 회장 32년 경영무대에서 내려와
[뉴스핌=이연춘 기자] "여론이 제가 대표이사를 맡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대표이사직을) 그만두겠습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채권단과 법원 결정에 따르겠다며 백기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32년 동안 웅진그룹을 성장시킨 자만심이 문제였다고 토로했다.
윤 회장은 지난 5일 웅진홀딩스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그룹을 끝까지 책임져 위기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결국 무리한 사업확장이 문제였다"고 반성했다.
채권단의 결정을 따르면서 그룹의 지속성을 유지하겠다는 회생의 의지와 절박함을 피력했다.
채권단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열린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첫 비공개 심문에서 웅진 측 인사를 빼달라고 강력하게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이번 주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대표채권자들을 불러 의견을 듣고 오는 10~11일 웅진의 법정관리 개시를 선언하고 관리인을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인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법정관리 심문을 마치고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인 선임 문제에 대해 "채권단이 (웅진 측 인사가 관리인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제3의 관리인을 선임하는데 동의한다는 의사를 판사 앞에서 밝혔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주장해 왔던 내용을 받아들인 셈이다.
채권단은 신 대표도 윤 회장의 최측근 사람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국민의 돈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법정관리인은 웅진 측 사람은 절대 안된다극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과 채권단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관리인은 채권단 요구대로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를 뺀 제3자로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주에 법정관리인이 정해지면 '위기의 웅진'의 법정관리는 속도를 붙게 된다.
선임된 법정관리인은 6개월에 걸쳐 회생계획안을 만든다. 회생계획안은 법상 1년 이내 인가 여부가 결정되지만 웅진은 회생절차 조기종결제도인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적용, 조기 기업 정상화노력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3~4월께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임광토건은 법정관리 신청 1주일만에 개시 결정을 받고 4개월만에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고 다시 2개월만에 회생절차를 마쳤다.
재판부도 첫 심문 도중 패스트트랙 관련 "이번 사안은 채권자가 주도하는 회생절차이고 채무자 웅진을 위한 제도는 아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주 내 법정관리인에 제3자가 선임되면 웅진그룹 측의 희망과 달리 웅진코웨이의 조기 매각도 가능성이 커 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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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