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민주화 '실천력' '진정성'이 안철수 후보 강점
재벌 계열분리 명령제 환경 조성하겠다
총수 및 가족들 그룹 구조이용 사적이익 취득 강력규제
새누리당 '대기업 집단법' 굳이 신설 필요없어...기존의 틀에서 충분히 할수 있다
[뉴스핌=이영태 노희준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집단법'에 대해 "우리는 기존의 틀 속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이 지난 3일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 최진석 기자] |
그는 "안 캠프에서 기업집단법을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굳이 이것을(재벌) 하나의 실체로 인정해서 소수의 경제주체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법체계에서 할 수 있느냐 했을 때 저는 후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것을 하나의 법으로 묶어내려면 지금 각 개별법에 있는 것을 단순히 하나로 모으는 것으로 할 수 없다"며 "결국 유기적으로 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모든 법을 다 건드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이 검토 중인 재벌에 대한 '지분매각명령제'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의 '계열분리명령제'와의 비교를 통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 본부장은 "우선 정부가 강압하고 규제한다고 사적 이익을 취하는 기득권화된 재벌이 변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스스로 자발적으로 바꿀 때가 가장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는 계열분리명령제를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되도록 환경을 만들고 그래도 안 변하면 직접 규제하는 2단계 조치를 얘기했다"며 "시장접근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굉장히 중요시 하는 것이 계열분리명령제다. 그런 차원에서 지분매각명령제는 매우 강압적이고 직접적인 명령"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적 재산을 팔라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판단의 기준이 공정거래나 시장질서, 지나친 독과점으로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지 '너는 그 회사를 갖지 말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우리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캠프에서 발표한 계열분리명령제가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데 삼성이 신세계와 CJ와 한솔로 분리했다. 현대그룹이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그룹 등으로, LG도 모범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GS, LS로 분리했다"며 "마치 재계에서는 정부가 강압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재벌에게도 그렇게 계열분리를 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스스로 많은 그룹들이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 필요와 국가 경제상의 필요 두 가지가 모두 일치하면 제일 좋겠다"면서 "총수와 가족이 그룹 구조나 특정 계열사를 이용해서 자기의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게 횡행하는데 그건 분리해야 한다"고 재벌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안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다른 대선후보들이 발표하는 정책과 비슷한데 가장 차별화된 점은 무엇이냐고 묻자 "실천력"이라며 "지금 정책이 없어서 경제 상황이 이렇게 된 게 아니다. 제도도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누가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느냐. 누가 진정성이 많으냐"가 핵심이라고도 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박근혜 후보 본인의 입으로 구체적인 (경제민주화) 정책을 얘기한 적이 없고 박 후보는 과거의 정책('줄·푸·세')에 대해 최소한 반성이나 왜 바뀌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스스로 실패했고 그 경험을 살려 하겠다는 하는데 왜 실패한지에 대한 설명을 아직 못 들어봐서 모르겠다"며 "(민주당, 참여정부도) 정책이 없지 않았고 만들 힘도 있었다. 사람도 (현재와)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실패했다고만은 판단하지 않고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본다"며 "재벌개혁을 하는 것은 새로운 혁신경제의 틀을 만드는 전 단계로 그것을(미래를) 뭘로 채워널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갖고 있지 않고 자꾸 과거방식을 연장으로 해결하려니 안 됐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초기에는 실패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가장 빨리 IMF 구제금융을 갚고 가장 빨리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며 "(문제는) 죽은 재벌이 만들어놓은 빈 공간을 살아있는 재벌이 채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장의 신화가 우리나라에서 죽은지 25년이 됐다. 우리나라 기업인이나 기업 중에 새로운 창업신화를 이룬 사람이 누가 있나"며 "새로운 성장의 여지를 지금의 공고한 재벌 구조가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안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혁신경제의 구체적인 틀의 모습도 설명했다. 우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몸집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자영업 중에서 클 수 있는 영역이 주어져야한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위에서 누르고 있는 것(재벌)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얼마 전 IMF보고서도 나왔는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면 잠재성장율이 1%p 올라간다.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새로운 투자와 새로운 것만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정상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게 있다. '자중손실'이라는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인구 4800만명 내수 시장에서는 내수확대라 하지만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 같은 경우도 대기업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어떻게 새롭게 진출하고 수출기업으로 전환할 건지, 현대차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기술력 있는 회사를 하청기업에 머물지 않고 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를 이번 대선에서 국가적 아젠다로 정한 것은 국민"이라며 "그 이야기는 지금 이대로 안 된다는 뜻이고 기존의 틀로는 격차를 해소할수 없고 미래 성장을 추구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공통분모가 경제민주화를 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주창하는 경제민주화의 정의에 대해서는 "더불어 함께 잘사는 경제, 정의로운 경제, 공정한 경제, 공정한 기회 등이 주어지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