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정절벽 리스크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국채가 좁은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연출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미국 국채는 초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유로존 국채시장에서는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 소식에 경계감이 두드러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하락한 1.61%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2bp 떨어진 2.79%를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국채 수익률은 보합을 나타냈다.
초반 국채시장은 상승세가 뚜렷했다. 재정절벽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그리스의 국채 바이백 및 이탈리아 정치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다소 완화됐고, 국채 가격 상승폭이 축소됐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숀 머피 트레이더는 “전반적으로 국채시장의 움직임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재정절벽과 관련한 협상이며, 투자자들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국채시장의 변동성은 1999년 이후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올들어 변동성은 평균 71bp를 기록, 2008년 위기 직전 265bp까지 치솟았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월가의 투자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이틀간의 회의에서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국채 매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몬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 리스크가 본격 부상한 탓이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9bp 급등한 4.8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수익률은 38bp까지 치솟았으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8월 이후 가장 큰 일일 금리 상승폭을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 역시 33bp 폭등한 2.31%를 나타냈다. 장중 수익률은 2.47%까지 치솟으며 9월27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이탈리아 국채시장은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오는 12일 이탈리아 정부는 65억 유로 규모의 1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국채 발행 결과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줄라니 채권 전략가는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가 당분간 국채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영향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그리스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채 바이백 일정을 연장한 가운데 10년물 수익률은 65bp 급락한 13.81%를 기록,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독일 국채는 보합을 나타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1.26%까지 떨어진 후 보합권인 1.30%로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