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백현지 기자] 올해 운용사와 자문사는 우울한 한해를 보냈다.
몇몇 운용사와 자문사는 매물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운용업계에서는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이 이어졌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5년만에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뺐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어렵다', '힘들다'라는 관계자들의 푸념은 이러한 업계 분위기를 대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운용업계, 내년 전망도 우울..인력 감축은 더 없을 것"
올해 상반기(4월~9월) 자산운용사 82개사의 영업이익은 2324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02억원, 8.0% 감소했다. 이는 주식형펀드 수탁고 감소로 인한 운용보수 하락과 증권평가 및 처분 이익 감소에 따른 것이다.
특히 상위 5개사의 당기순이익(1409억원)이 전체 자산운용사(2048억원)의 68.8%를 차지, 빈익빈 부익부를 나타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좋지 않을 것"이라며 "기관 쪽 자금은 들어오고 있어 수탁고가 증가했으나 리테일 쪽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손익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 임원은 "운용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내년에도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테일 쪽은 상반기까지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인력 감축에 대해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채용을 늘릴 수는 없겠지만 현재 최소 인력으로 운용중이라 추가로 내보낼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자문사, 구조조정 이어질 가능성 높아"
투자자문사 역시 올해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자문사들의 순이익이 209억원 감소하며 상반기 전체 자문사 149곳 가운데 70%인 104곳이 총 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랩이 수익률 부진으로 위축, 2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혔다.
한 자문사 대표는 "자문업계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1~2년만 어려워도 버틸 수가 없다"며 "내년에도 크게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 않아 일부 자문사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문사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딱히 인수의지를 표명하는 곳이 없어 그대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몇몇의 자문사들은 이미 청산을 결정하고 이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른 자문사 대표는 "상위사들은 다른 수익모델을 찾을 수도 있지만 중하위권사들은 힘든 한해를 보낼 것"이라며 "매물 로 나온 회사들이 매각되지 않는다면 결국 청산되는 자문사들이 계속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운용사, 상품으로 불황 뚫자..멀티에셋인컴 대세"
운용사들은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맞는 '시중금리+알파'형 상품으로 불황 탈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서 리츠, 주식 ETF, 외환·신흥국 국채·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멀티인컴펀드를 선보였다.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시대 속 투자처를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도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강화하고 있으며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주식형 뿐만 아니라 채권 등 안전자산군에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안정적으로 장기 수익률을 올렸던 성장주와 가치주형 상품을 바탕으로 이머징국공채인컴, 레인지포커스펀드를 함께 주목하고 있다.
한편, 자문사들은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 편차를 축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으로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한 자문사 임원은 "자문사 규모가 아무리 커도 수익률이 나 쁘면 평판에 흠이 난다"며 "시장 상황과 달리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것이 내년 자문사들의 가장 큰 목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백현지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