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조직법·'안기부 X파일' 정치적 입장부터 밝혀야"
[뉴스핌=노희준 기자] 진보정의당이 12일 오는 4월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견제하고 나섰다. 안 전 교수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과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분명한 정치적 견해부터 밝혀야 한다는 요구를 내세웠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안 전 교수가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을 두고 '조건부 협상' 등 타협안의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앙 정치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타협책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내놓야 한다"며 "안철수 전 교수도 현재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무엇인지부터 밝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정부조직 개편안이 난항을 겪는 것은 결국 정부의 권력이 방송장악으로까지 손이 뻗치지 않도록 최대한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의도하지 않더라도 제도가 잘못되면 그를 악용할 소지가 생기니 초기부터 제도를 바로 잡아 놓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초지일관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면서 야당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대해 왔다"며 "안 전 교수의 오늘 말씀은 결국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식 정권운영에 힘을 싣게 된다는 점을 아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안 전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타결 방안과 관련, "대승적으로 한쪽 안을 받아들이고 일년 뒤에 우려했던 점이 일어나는지 확인해서, 우려했던 점이 현실이 되면 재개정하는 약속이나 조건부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자들이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참배하고 나오는 안 전 교수에게 정부조직법 협상과 관련해 여야 입장 중 어느 쪽이 더 현실성이 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다.
이에 앞서 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도 "안철수 전 교수는 국민들과 노원 유권자들에게 삼성X파일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진보정의당은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삼성 X파일' 사건으로 부르고 있다. 이는 2005년 당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삼성그룹에서 떡값을 받은 '안기부 X파일' 속 전, 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대법원은 노 의원에게 유죄를 확정했는데, 이 대법원 판결이 부당한지 합당한지 노원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안 전 교수가 뚜렷한 정치적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는 게 진보정의당 주장이다.
이 대변인은 "단순히 제3자의 위치에서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안타깝다고만 반복하며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을 되풀이한다면, 단지 무조건 당선만을 위한 정치를 하시는 건 아닌지 삼성과 권력의 눈치를 함께 살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날 안 전 교수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안타깝다"고만 답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