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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완판녀 유감(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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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완판녀.

통상 여성 연예인과 스타들에게 쓰이는 단어다. 여성 연예인이 입고 나오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이 대중의 큰 관심과 인기를 끌면서 그 제품이 품절되거나 완판되는 사태를 빚을 때 해당 인물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펑리위안 여사의 모습(출처=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순방에 동행한 펑리위안(彭麗媛)이 완판녀란 기사가 엊그제 일제히 우리 언론들에서 보도됐다. 펑리위안 여사에 대한 기사는 패션과 관련된 것 일색이었다. 지난 22일 첫 방문지인 모스크바에 도착할 때 들었던 검정색 가죽 핸드백이 중국 토종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서 화제가 됐고, 시진핑 주석이 맨 하늘색 넥타이에 맞춘 듯 비슷한 색상의 스카프를 둘러 '커플룩'을 의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검은색 가방의 가격은 싸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광저우(廣州)에 있는 리와이(例外)란 토종 브랜드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자부심을 드러냈다거나 시진핑 정부가 강조하는 근검절약, 실용주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런 걸 '패션 정치(외교)'라고들 하지만 어쩐지 "영부인이란 들러리일 뿐인가"란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그걸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람들도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에게 브로치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방한했을 때 그는 햇살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현한 것이다.

[누사두아(인도네시아)=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모습.
힐러리 클린턴은 퍼스트 레이디였을 때 거의 치마정장을 입었던 것과는 달리 국무장관 시절엔 바지정장을 고수했다. 바지정장은 거의 원색 계열에 단순한 디자인이었고 특히 파란색의 정치적 함의를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파란색은 미국 민주당을 대표하는 색깔이다. 민낯으로 외국 공식행사에 나갔던 일 역시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던 것 같다.

참고로 그가 백악관 안주인을 했던 8년 간 즐겨 입었던 건 센존(St.John)이란 브랜드 옷인데, 그가 선호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강남 아주머니들이 교복처럼 많이 입던 우스꽝스러운 시절이 있었다. 물론 이 얘긴 패션 정치와는 거리가 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자국 중저가 브랜드 제이 크루를 자주 입는다고 해서 '1인 경기부양' 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처음 공식 석상에 외국 브랜드 옷을 걸치고 나왔다가 "미국의 고용 창출은 어쩌려고 하느냐"란 맹비난을 받은 뒤 미국 브랜드 옷만 입고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취임식 때엔 감청색(navy blue) 코트는 남성 넥타이를 제작하는데 쓰이는 옷감으로 만들었으며, 평소 그가 보여준 강인하고 열정적이며 또한 서민적이고 실용적인 감각을 모두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킷을 종종 벗어던지고 셔츠를 걷어올린다거나 해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그걸 '패션 정치'라곤 하지 않는다. 대개 '패션 정치'란 말은 여성들에게 쓰이는데, 자주 대중에게 보여질 수밖에 없는 지도자나 정치인, 영부인 등에 대한 뉴스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곤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완판녀'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들었다는 핸드백과 지갑, 브로치 같은 것들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하니 '완판녀'의 조건에 부합하는 건 맞다. 지난달 박 대통령이 들고 다니는 회색의 타조가죽 가방이 국내의 한 브랜드 제품이란 소문이 났다. 그러자 이 브랜드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박 대통령측에서 이 브랜드 제품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고 밝혔어도 인기는 여전했다. 한 대형마트에 간 박 대통령의 손에 들려있던 연보라색 지갑도 삽시간에 품절 사태를 빚었다.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누구보다도 자주 대중매체에 노출되는 존재이다 보니 대통령의 패션에 관심이 가는 것이야 당연할지 모르겠다. 또 대통령을 완판녀라 지칭했다고 불경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되었고, 이 정부의 잘못된 인사가 12건에 달하게 됐고 '인사가 망사(亡事)'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언론의 일부분에선 계속 박 대통령의 차림새나 사생활에 관심을 둔다.
 
'미혼 여성인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는 기사도 나온다. 파파라치 언론같다. 이런 뉴스는 일종의 이미지를 만들어 중요한 사안에 대한 분석적 사고를 자꾸 방해한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뉴스도 정책을 꼼꼼히 비교하는 '머리 아픈'  경성 뉴스(Hard News)보다는 말랑말랑해서, 때론 비주얼의 힘으로 사람들을 솔깃하게 하는 '패션 비교' 기사가 많이 나오고 그게 정작 분석적이어야 할 대중의 머리를 마취시키곤 한다.

한때 '1억원 피부과' 논란을 빚었던 한 전 여성 국회의원의 경우가 떠오른다. 뛰어난 외모와 재력, 집안 등이 모두 '강남 스타일'이었던 그가 결국 '1억원 피부과' 논란 때문에 '서민 후보'임을 앞세운 다른 후보에게 밀려 시장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외모가 탁월해 눈에 띄니까 고가 피부관리를 받는다는게 '안티'를 폭발적으로 늘린 게 아니냔 얘기다. 외모가 눈에 띄지 않는 다른 여성 국회의원이 만약 1년에 1억원을 내고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았다고 한들 그게 뉴스가 됐겠느냐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얼굴이 어떻게 생겼든, 옷을 어떻게 입든, 어떤 핸드백을 들든, 머리핀을 꼽든 머리를 내리든 그것에 자꾸 매달려 침소봉대되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사안들은 대통령의 여성성을 강조하고 연예인처럼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종종 낳는다. 

그리고 이 때문에 대통령의 능력이나 과오가 가려진다. '박근혜 완판녀'란 표현을 어느 매체에서 먼저 썼는 지 모르겠지만 이런 기사가 한 번 나오면 많은 이들의 '클릭'을 유발하게 되고, 타 매체가 추종 보도하거나 후속으로 계속 이런 류의 연성 뉴스(Soft news)를 양산하게 됨으로써 결국 대중이 달은 안 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보도록 만들어버리니 유감이다. 

그게 더 근본적으로는 포털에 '갑(甲)`의 자리를 빼앗기고 어떻게든 잘 보여서 많이 노출되려 하는, 그래야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을(乙)'이 된 매체들의 생존 경쟁 때문이란 것도 안다. 방송 역시 시청률에 매달리니 마찬가지다. 말랑말랑한 뉴스를 미끼로 낚시질해 연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언론이 영혼을 팔아서야 되겠는가. 언론의 사명은 말랑말랑한 뉴스를 말랑말랑하게 보도하는 게 아니라 딱딱한 뉴스를 어떻게 하면 대중의 귀와 눈에 쏙쏙 들어오게 '말랑말랑하게' 풀어줄 수 있느냐에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언론 스스로가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제품은 검소한 제품들이란 점에서 대통령의 '이미지 만들기'에 있어 바람직한 면도 있어 보인다. 기백만원 하는 핸드백을 즐겨 들고 다닌다거나 외국 브랜드 로고라도 찍혀 있는 지갑을 들었더라면 당장 난리가 났을 거다. 박 대통령의 지갑은 4000원 짜리란다. 실용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매력이 은근슬쩍 엿보이니 국가원수로서 기품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련히 비서진들이 알아서 하겠냐마는 박 대통령도 기왕 주목받는 김에 패션을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길 바란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불통(不通)이나 고집스러움이 만약 사실이 아니라 이미지에 불과하다면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모습을 연출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게 사실이고 그래서 대형 인사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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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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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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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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