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창청 브랜드 '중국의 벤츠나 BMW로 키우겠다' 야망
[뉴스핌=김영훈 기자] 중국 토종 자동차 메이커인 창청(長城)자동차는 최근 2~3년간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중국 자동차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창청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익이 28억1100만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1.76% 증가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처한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魏建軍ㆍ49)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내실 성장위주의 경영에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창청 모델'을 연구하자는 분위기가 다른 업종에 까지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웨이젠쥔 회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청 만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창청은 제품군을 단순화 하고 산업시스템도 최대한 간소화 했다.
여기에다 연구개발(R&D)에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위기 속에서 오히려 역성장을 일군 것이라고 했다.
웨이 회장은 정부지원 없이 자생한 기업이라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다른 국유기업은 정부 지원과 은행 대출 등의 수혜를 입었지만 민영기업인 창청자동차는 워낙 이같은 혜택을 받지 못해 스스로에게 의존할 수 밨에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1990년 26세의 웨이젠쥔 회장은 허베이성에 있는 집체소유 자동차 업체를 인수했다. 직원 60명의 튜닝회사인 창청공업은 부채가 200만위안이 넘어 파산 위기에 몰려 있었다.
웨이 회장은 매일 자동차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불러다 놓고 차를 해체해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데 몰두했다. 매주 목요일 새벽 7시20분 회사 임원과 엔지니어들이 자동차 시험장에 모여 품질평가회를 하던 습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엔지니어형 CEO라는 호칭도 이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창청자동차가 자동차 소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인기가 없었던 픽업트럭에 뛰어들면서 부터다. 1995년 웨이 회장은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는 이미 픽업트럭이 보편화 된 것을 보고 픽업트럭을 생산하기로 결심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너도나도 승용차 생산에만 몰두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블루마켓을 개척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창청은 얼마 안돼 픽업트럭 시장을 장악했고 1998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창청은 2000년에 SUV 시장에 진출한다. 픽업트럭이 대도시 시장을 뚫지 못한다는 절실함과 함께 이윤을 더 많이 남기는 제품을 모색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2년 여의 준비 끝에 2002년 창청은 8만위안대의 사이페이SUV 브랜드를 출시했다. SUV 판매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창청은 승용차 시장에도 진출했지만 SUV가 주력 모델이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픽업트럭, SUV, 승용차 등 3가지 모델의 품질 개선에 주력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다.
창청자동차는 지난해 불가리아에 완성차 조립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러시아, 이집트, 이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해있다
웨이 회장이 “우리의 경쟁자는 글로벌 대형 자동차 업체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창청이 벤츠나 BMW처럼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그가 연구개발에 과잉(?) 투자한다는 말을 듣는 것도 바로 이같은 야망에서 비롯됐다고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