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키프로스의 은행시스템 불확실성에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유로화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탈리아 국채 발행의 저조한 결과도 유로화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68% 하락한 1.2773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2751달러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엔은 0.71% 내린 120.62엔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움직임이 미미했다. 전날보다 0.02% 소폭 오른 94.46엔으로 보합권에서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46% 상승한 83.24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키프로스는 은행 영업을 재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뱅크런을 차단하기 위해 자본 유출입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특히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엄격하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 은행 예금에 대한 과세가 유로존 다른 국가로 전염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자본 유출입 통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여기에 이탈리아가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로화 하락에 힘을 보탰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파비안 엘리어슨 부사장은 “은행 영업 재개 이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유로존 붕괴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픽테트의 피에르 듀란트 리서치 헤드는 “키프로스의 위기 해법은 유로존 전역의 금융시장에 흠집을 내고 있다”며 “유로존의 투자가 크게 꺾일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유로화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EU집행위원회(EC)가 발표한 3월 유로존 경기신뢰지수가 90을 기록, 2월 91.1에서 하락한 것도 유로화 ‘팔자’에 힘을 실었다.
당분간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가는 “미국 달러화가 탄탄한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투자심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