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 보다 낮아져 한숨 놓는 상황이 됐지만 일각에서는 물가 관리에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世紀經濟報道)는 비록 예상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나왔지만 사실 3월 CPI 상승률은 중국 경제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를 응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CPI 상승률이 2.1%로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서 물가 불안 우려가 불식되고 이로인해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퍼져 9일 중국 증시는 오전 한때 급상승 국면을 보이기도 했다.
# 물가상승 요소 잠시 억눌려 있을 뿐
그러나 이 신문은 3월 CPI를 근거로 판단할 때, 중앙은행이 과도하게 공급한 유동성이 시중에 유통되기 보다는 정부와 국유기업의 기간산업 투자항목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한 신국오조(新國五條)의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이 제한되자, 상당수 자금이 부동산 고리대 분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즉, 통화 과잉으로 인한 물가상승 요소가 일시적으로 억눌렸을 뿐, 물가상승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투자 주도형 경제 성장의 한계, 중국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실질 저축률 감소로 중국 정부가 결국은 유동성 확대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고, 이는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정부와 기업은 높은 투자 레버리지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빚을 내 투자를 하고, 투자 수익을 통해 부채 부담을 상쇄하는 구조인데, 투자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투자를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저축률이 떨어지면서 은행의 자금력도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중국이 목표한 경제성장률 7.5%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투자를 단행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유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 부채 디플레이션 주의해야
낮은 CPI상승률, 생산자물가지수(PPI) 13개월 연속 하락, GDP 대비 높은 총통화(M2) 비율 등은 중국의 투자 한계이익률과 잠재 경제성장률이 모두 하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역시 투자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를 갖고 있는 중국이 투자 확대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저축률 하락, 투자를 근간으로 한 경제의 높은 레버리지가 향후 물가상승과 부채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 디플레이션이란 정부 혹은 기업이 부채가 과도한 상황에서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부채의 감축에 돌입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산가격과 물가가 하락해 부채 부담이 실질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채무주체가 파산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경기가 후퇴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 중국 맹목적 고성장 고감히 포기해야
이 신문은 3월 CPI 상승률이 이와 같이 다방면에 걸쳐 중국 경제의 불균형을 반영하고 있다며 과감히 부채 정리에 나서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정부가 팽창 위주의 경제성장 방식을 전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필요하면 고성장 정책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