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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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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생명공학회사,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걸맞는 글로벌 제약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신념으로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중략>

셀트리온은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였고, 그렇기에 우리의 파트너는 처음부터 해외에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테마섹, JP모건 계열사인 OEP(원 이쿼티 파트너스), JP모건, 오릭스 등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으로부터 1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받았으며, 호스피라, 니폰가야쿠, 이기스, 올리메드 등 해외 파트너 제약사들과 판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연구개발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설립초기 가진 것도 없었고, 전문지식도 없었던 제약산업의 불모지에서 우리만의 독특한 모델을 만들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며,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우리의 가능성과 비전을 믿고 투자해준 해외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셀트리온 같은 창조적 기업이 계속해서 나오고, 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업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에는 창조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없었습니다. 셀트리온은 기존에 없었던 사업영역(항체 바이오시밀러) 임에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해외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는 우리에게 투자할 금융자본이 없었고 우리의 독특한 모델을 이해해주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시기와 질투가 있었고 급기야 시장의 탐욕스런 투기세력이 우리를 공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회사를 음해하는 무수히 많은 악성루머와 허위사실이 자본시장에서 생산 유포되었고, 회사에 대한 의혹과 문제제기가 반복 재생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회사에 투자했던 해외 투자회사들조차 오히려 한국에 대해 회의를 갖는 단초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악성루머에는 적극적으로 해명해왔으며, 루머를 유포하면서 동시에 공매도를 일삼는 불법 주가조작세력들의 집중 매도공세에는 대주주로서 회사, 우리사주조합과 함께 주식을 매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왔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자본을 이용하여 소액주주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이들 세력에 대해 관계기관과 당국에 철저히 조사해주실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지난 2년여동안(2011. 4.1~2013. 4. 15), 공매도 금지기간을 제외한 432거래일 중 412일(95.4%)동안 공매도가 지속됐으며, 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이 3%이상인 날이 189일(43.8%), 5% 이상인 날이 145일(33.6%) , 10% 이상인 날이 62일(14.3%)에 달하는 이상현상을 보였습니다. 일중 공매도 비율이 높을 때에는 35.3%(2012. 4. 12.)에 달한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도 17 거래일동안 공매도 비율은 평균 10.5%에 달했으며, 6거래일동안에는 평균 16.6%에 달했습니다. 2013. 4. 15.에는 공매도 비율이 23.87%에 달했고, 전날인 12일에는 21.86%에 달했습니다. 이들 공매도의 연계계좌로 의심되는 거래까지 포함하면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차잔고는 총발행주식수대비 10% 이상인 날이 65.4%에 달했고, 대차잔고 비율이 최고 17.1%까지 올라가기도 하였습니다. 대차금리는 통상 예금금리 수준인 연 2~3%수준이지만 셀트리온의 경우 연 25%까지 오르기도 했고, 최근에도 연 10% 수준의 비정상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대주주로서 이 같은 이상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수천억원의 주식을 매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였습니다. 회사가 시기 질투 탐욕세력에게 농단 당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스템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저와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탐욕스런 투기세력을 막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들 세력이 새 정부가 척결하고자 하는 주가조작세력의 대표적 사례로 외국계 및 한국내 연계세력 등으로 구성된 탐욕스런 투기세력이 아닌가라는 추정을 하게 됩니다. 회사나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대처했는데도 제지할 수 없는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중대 결심을 발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셀트리온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제약회사로 발돋움하도록 하기 위해 제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자 합니다. 저를 내려놓는 것이 저를 믿고 함께 해준 셀트리온그룹 임직원들과 해외 파트너사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셀트리온을 투기세력의 계속되는 의혹과 공격에 맞설 수 있는 굳건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회사매각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 시기는 램시마의 유럽승인 이후가 될 것입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며, 모든 경영권을 포기하겠습니다.

저는 이 결정이 셀트리온그룹으로서는 최상의 결정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은 램시마의 EU(유럽연합) 허가를 계기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며, 여기에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의 브랜드 인지도, 판매네트워크, 자금력과 결합하면 세계시장 공략에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제가 꿈꿔왔던 한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의 꿈은 접게 되겠지만 셀트리온은 다국적 제약사에 편입되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탄탄한 항체 의약품 파이프라인과 첨단 생산설비, 품질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나설 것이며, 이중 회사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신중하게 할 것입니다. 사실 그 동안 인수제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셀트리온그룹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생산기지가 된다는 것에 대해 창업자로서는 안타깝고,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저보다는 회사를 선택했고, 주주와 우리 임직원, 투자자, 파트너사를 위한 선택을 했습니다.

이에 감독당국에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먼저 비정상적인 공매도에 대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증권시장에는 정상범위를 벗어나는 공매도 행위 등에 대해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있고, 당국도 이를 시행하겠다고 몇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고, 공매도 포지션을 신고토록 하는 제도도 마련돼있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 공매도 세력이 시장기능 자체를 망가뜨리고 있는데도 불구 아무런 장치도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로 현행 공매도 제도는 모순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대차거래가 2중, 3중으로 집계되면서 허수가 많고, 단순하게 공매도 물량은 집계되지만 숏커버(상환) 물량을 알 수 없어 실제로 공매도 된 물량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공매도와 관련된 공개된 통계가 미미하고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현상을 파악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간이나 금리에 대해서도 아무런 규제장치가 없다보니 자본력이 큰 투기세력이 공매도 공격을 감행하면 상장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시장에 문외한이었던 저로서도 2년을 지켜본 결과, 공매도 물량이 출현할 때면 항상 같이 연계된 계좌를 이용해서 주가를 하락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주가조작행위가 병행되고 있다는 심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회사의 입장에서는 의심만 할 뿐이지 실체를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수많은 소액주주들은 공매도 세력의 주가조작행위를 2년을 지켜본 가장 확실한 증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공매도와 함께 생산 유포되는 악성루머에 대해서도 명백한 불법행위임에도 불구 당국은 너무나도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악성루머는 회사의 신뢰에 상당한 충격을 가하게 되고 이를 해명하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는데 당국에서는 한번쯤 검증하고 지나가야 하는 과정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거의 투자하지 않는 코스닥시장에서의 공매도는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에서 기관들의 공매도는 소액주주들에게 공포감을 조장하여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또 코스닥시장의 특성상 성장단계에 있고, 꿈을 먹고 사는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탐욕적인 머니게임을 일삼는 투기자본에게는 좋은 놀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도 거대 금융자본세력의 막대한 자금력을 계속해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월가의 몇몇 지인들은 저에게 돼지농사를 지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 회사를 매각할 것으로 여러 차례 제안했습니다. 새끼돼지를 키워서 중간정도에 팔아야 수익이 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의 사업가들은 돼지농사를 짓지 않고 자식농사를 짓는다고 말씀입니다. 한국의 사업가들은 수익이 아니라 명분을 위해 일한다고 말했습니다.

<후략>

2013. 4. 16.
셀트리온그룹 회장 서정진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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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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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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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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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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