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과 채권시장 강세는 버블이다. 하지만 버블은 앞으로 2년간 더 지속된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이른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경제학 교수가 주식 매입을 적극 권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밀켄 연구소 글로벌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한 그는 이 같이 주장했다.
연초 이후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뉴욕증시가 버블이라는 사실을 그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블은 향후 2년 동안 몸집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때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국채를 포함한 채권시장도 마찬가지. 그는 적어도 2년 이내에 버블이 무너져 내릴 리스크는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를 예고해 유명세를 탄 루비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자산 매입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 주식과 채권시장이 버블의 수위를 높이는 데 불쏘시개를 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버블의 마지막은 고통과 패닉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루비니는 경고했다.
그는 “연준이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것과 같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과 금융시장은 오도하고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선진국의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한다면 현 수준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주식과 채권, 상품시장까지 일제히 비현실적으로 고평가됐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루비니는 “버블이 단시일 안에 꺼질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 시점에 반드시 허위 부양에 따른 심각한 문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마침내 버블이 무너질 때는 경기 하강이 아닌 공황이 찾아올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특히 유로존이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루비니는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주변국의 침체가 중심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유일하게 독일이 면역력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인하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