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중국투자공사(CIC)가 석 달째 공석으로 남아 있는 회장직 적임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3월 러우 지웨이 회장이 재정부장에 임명된 뒤 CIC가 회장 후보를 물색 중이지만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을 우려한 후보자들이 잇따라 손사래를 치면서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적임자로 이 강 인민은행 부총재와 투 광샤오 상하이시 부시장이 거론됐지만, 이들은 5000억 달러(원화 565조 상당)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CIC의 회계부정 가능성과 부실투자 비난 등을 우려해 회장직을 모두 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CIC의 서투른 투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 같은 논란으로 CIC의 자금줄 역시 말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CIC소유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CIC가 상당한 투자의 씨앗을 폭넓은 분야에 성급히 뿌려놓은 상황이라 실제로 이 중 얼마가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게 될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에 투자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발생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은 이미 공개된 사례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이나 사모펀드 투자 중 이미 손실이 나고 있는 것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또 CIC 회장직 공석으로 중국 금융산업에서 그간 차지하던 핵심적 지위 역시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인민은행은 국가외환관리국(SAFE)로부터 사실상 국부펀드를 마련, 3조 4000억 달러 규모 외환보유금을 활용해 지난 5년 간 주식과 부동산, 사모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CIC와 투자 영역이 상당 수 겹치는 상황인 것.
한편, FT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지난 2개월 간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는 가오 시칭이 자동으로 회장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측가들은 가오 회장 대행이 CIC에 전문적인 투자 원칙을 도입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그의 성향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