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폭 상승 기대 vs 상승동력 기대 무리
[뉴스핌=정경환 기자] 코스피의 장단기 이동평균선들이 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통상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이동평균선이 한 곳으로 수렴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일 뿐더러 그렇게 모인 후에는 상승 또는 하락 어느 한 쪽으로 방향성을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방향이 정해지면 그 움직임의 폭도 컸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 직전까지 슬금슬금 오르는 데다 상반기 중 시장을 짓눌렀던 미국계 펀드 뱅가드의 매도 공세도 마무리 국면이어서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
하지만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어 통상적인 이동평균선 수렴 후 분출 양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일과 20일, 60일, 120일 등 4개 장단기 이동평균선이 모두 1950 선으로 모여들고 있다. 특히 20일선이 6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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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지스트 출신인 오재열 HR투자자문 부사장은 "이동평균선이 한 곳에 모인 후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뱅가드 매물이 마무리 국면이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은 점 등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유효하고, 국내 경제성장률도 정책 효과로 상반기 1% 대에서 하반기 3% 대 초반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여기에 지난 2년 간 시장을 박스권에 가둬놨던 여러 위험요인도 제거되고 있어 상방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동평균선 수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현재 5, 20, 60 그리고 120일 이동평균선이 수렴하고 있는 것도 맞고, 수렴하면 어느 한 쪽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큰 것도 맞으며 치고 나가면 그 폭이 큰 것도 맞다"고 전제한 후 "각각의 명제는 맞지만 박스권이 계속돼 온 현 상황에서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2011년 9월과 10월 사이에 4개 이동평균선이 수렴했을 때에는 9월에 저점을 찍고 내려가는 상황이었기에 10월에 바로 상승하며 7% 가량 오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 센터장은 "지난 4월처럼 1900선에서 모아졌다면 몰라도 4월 이후에 장이 이미 올라오고 있다"며 "지수가 1년이 넘도록 박스권인데 올라간다 해도 2040~2050 선을 넘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도 "그 명제들이 틀린 것은 아니나 작년부터도 계속 할 수 있었던 얘기로서 딱히 지금 적용하기엔 무리"라며 "2011년 중반 이후부터 거의 2년 간 이어지고 있는 박스권 상황에서 오른다 해도 2020~2050 정도까지는 가능하나 그 이상 뚫고 갈지는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하락으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하락세로 잡힌다 해도 1800선에서 저점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2050포인트 수준의 박스권 고점을 뚫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대외적 요인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박스권 상단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갈 정도의 가능성은 있으나 그 이상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기 또는 외국인 수급 등 외부 요인이 받쳐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