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는 잠시… 불안한 미래 공유해야 하는 처지
[뉴스핌=주명호 기자] 크로아티아가 1일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2003년 본격 가입협상을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가입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전날 자정을 기해 크로아티아에서는 EU 가입을 기념하는 축하 무대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직접 베노벤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한 이보 요시포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자그레브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EU 가입 확정을 밝히면서 "오늘처럼 중요한 날은 없었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더불어 그는 "EU 회원국 지위가 많은 실업자들을 궁핍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경제를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헤르만 판 롬피위 EU 삼임의장도 "크로아티아는 중요한 분기점을 통과했다. EU 가입은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인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했던 크로아티아는 1991년 연방에서 탈퇴한 후 세르비아 등 인접 국가들과 4년 간 내전을 겪어왔다. 구 유고슬라비아 출신 국가들 중에서는 슬로베니아가 앞서 EU 회원국으로 가입한 바 있다.
반면 이번 가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그레브 경제연구소의 파울 스투브 연구원은 현재 EU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가입 후 크로아티아 물가가 더 오르고 무역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크로아티아가 EU에 가입하자마자 구제금융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유로존 회원국이 되기 전에는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은 없다.
실제로 10년 전 EU 가입이 논의되기 시작할 때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EU가 금융 위기에 직면하고 크로아티아도 5년 연속 경기침체를 경험하면서 흥분감은 시든 상태.
인구 420만 명의 소국인 크로아티아는 EU 회원국 중에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 이어 세 번째로 가난한 나라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아큐파이 크로아티아' 시위대는 가입반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부유한 기업가와 그들의 정치인을의 연합인 EU는 크로아티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며, EU 가입은 크로아티아 민중에 대한 경제적 학살 행위"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