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틸다 스윈튼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설국열차’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이 인증한 ‘설국열차’ 공식 요정답게 우아한 차림으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설국열차’ 공식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이 자리를 무척이나 기다렸다는 틸다 스윈튼의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봉준호 감독을 만난 이후로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이 영화와 함께 너무나 들뜬 마음으로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이렇게 영화를 함께 만든 가족과 재회해 기쁘네요(웃음).”
배우 틸다 스윈튼(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설국열차’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출연 이유는 바로 봉준호 세 글자죠. 봉 감독의 영화도 좋지만 봉준호라는 사람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칸에서 봉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상태였죠. 만약 다시 찍는다면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봉 감독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같이 놀자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이날 틸다 스윈튼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국적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냐’ ‘한국 배우와 할리우드 배우의 차이는 무엇이냐’ 등 쏟아지는 국적 관련 질문에 다소 불편해하던 그는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딱 잘라 말했다. 강단 있으면서도 배우로서의 소신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계속 국적 이야기를 하는데 신기하네요. 원래 예술계에서 누가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죠. 영화는 진정한 인간이 될 자유로운 기회를 줍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저와 함께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에요. 봉 감독은 가장이고 우리는 서로 영감을 주는 가족 구성원이죠. 작업하는 내내 고향 스코틀랜드에 있는 것만큼 편했어요. 그러니 이제 국적 이야기는 그만해 줬으면 합니다.”
배우 틸다 스윈튼(왼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설국열차’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메이슨에 대해 많이 상상하고 실제 지도자들의 영상도 모니터했어요. 메이슨 역시 실제 리더와 비슷하다고 느꼈죠. 영화에서 커티스와 메이슨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그들은 이인자로서 사람을 이끌고 윗사람을 따르죠. 남자, 여자를 떠나 지도자를 따르는 역할을 하며 이상을 지켜야 해요. 메이슨이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남자에게 부르는 ‘sir’ 호칭을 쓰고 누구도 여자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 아마도 정말 요정이 아닐까 싶어요(웃음).”
틸다 스윈튼은 메이슨 역을 위해 파격적인 특수 분장을 감행했다. 들창코에 가발, 툭 튀어나온 앞니와 손가락만큼 굵은 안경까지 여배우라면 꺼릴법한 분장이지만 메이슨 역을 잘 살리기 위해 그는 봉 감독에게 먼저 변신을 제안했다.
“예전부터 코가 들려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사실 봉 감독이 거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좋다더군요. 메이슨 목소리나 모티브에 대해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섯 살 꼬마가 할머니 옷을 입은 듯 분장했어요. 영화를 찍는 내내 정말 즐겁게 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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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