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메리디스 휘트니가 향후 18개월 안에 월가 일자리의 15%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략 1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메리디스 휘트니 자문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휘트니는 8일(현지시각)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월가가 심각한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는 우리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휘트니는 특히 지속된 경기 부진으로 은행들이 비용절감과 사업부 축소 등에 나서면서 향후 18개월간 미 금융권 전체 인력의 15%(약 10만명) 가량이 정리해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휘트니의 이 같은 예측에 앞서 이미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HSBC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이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JP모간은 지난 2월에 1만 7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올해 약 4000명의 직원을 정리할 계획이다. BoA 역시 지난해 9월에 1만 6000명 규모의 인력감축 계획을 밝혔으며, HSBC도 1만 4000명 가량 직원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휘트니의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래퍼티 캐피탈마켓의 리처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월가의 인력감축은 지난 5년간 지속됐으며, 이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모기지 사태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월가를 떠났으며, 또한 특정한 업무와 관련된 인력들의 상당 수는 기술 발달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브 애널리스트는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트레이딩 부문과 같은 일부 섹터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켜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주 감사관인 토머스 디나폴리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기준 월가의 증권사 직원 수는 약 16만 9700명으로 집계뙜다. 이는 1년 전보다 1000명 가량 적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