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채권시장에 초래한 파장 역시 비전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 이상 지속한 양적완화(QE)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이보다 낮은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을 웃도는 상황이 빚어졌다.
16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간 AAA 등급의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2.86%를 기록, 이보다 등급이 낮은 AA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을 0.27%포인트 웃돌았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은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 일이다. 지난 2009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을 포함한 우량등급 회사채를 정크로 취급했을 때 AAA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이 AA 등급을 넘어선 바 있다.
연준이 전례없는 통화 정책에서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리스크가 높은 증권을 매도하고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통상 AAA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이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더욱 민감한 움직임을 보인다.
최고 등급 회사채 수익률의 역전이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AAA 등급인 존슨 앤 존슨의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지난 14일 기준 두 개 등급 아래인 구글에 비해 1.2%포인트 높았다.
웰스 파고 프라이빗 뱅크의 조지 러스넥 채권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금리 리스크를 회피하는 한편 신용 리스크를 적극 떠안는 움직임”이라며 “이 때문에 AAA 등급 채권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AAA 등급 회사채의 듀레이션은 지난달 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최근 8.1%로 소폭 후퇴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말 5.7%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반면 AA 등급의 듀레이션은 6.16%로 2008년 말 5.5%에 비해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피아폰트 증권의 마크 피블 신용 전략 헤드는 “투자자들 사이에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선호도 상승이 두드러진다”며 “AAA 등급의 회사채가 과거와 같은 인기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