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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박 대통령 상트페테르부르크 동포간담회 발언

기사입력 : 2013년09월08일 09:32

최종수정 : 2013년09월08일 09:32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재외동포 150여명을 초청, 만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동포 사회의 단합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동포간담회 발언 전문이다.

◆ 박 대통령 상트페테르부르크 동포간담회 발언

여러분, 반갑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 이틀 동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각국 정상들과 세계 경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습니다. 아름다운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렇게 동포 여러분을 뵙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인데, 조국을 떠나 먼 곳에서 쇠는 한가위라 모든 분들의 마음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크실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이웃과 친지 분들과 함께 한가위에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다른 지역들과 비교할 때,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은 동포들 숫자는 많지 않지만, 낯설고 어려운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열심히 미래를 개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기업과 개인사업 하는 분들도 크게 증가하고 우리 유학생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

또 이 지역에는 우리 동포이신 고려인 여러분들도 많이 거주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난 1990년 수교 이래, 한국과 러시아 양국관계가 커다란 발전을 이뤄왔는데, 우리 재러 한인 여러분과 고려인 동포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러시아가 함께 더 큰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동포 여러분께서 든든한 가교가 돼 주시고 양국 관계발전이 돈독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여러분께서 더 활기차게 일하시고 편안히 체류하실 수 있도록 뒷받침해 드리겠습니다.

동포 여러분,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901년 러시아에 처음으로 우리나라 상주 공관이 설치된 곳이고, 주 러시아 공사였던 故이범진 열사께서 나라 잃은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이 곳에 계신 동포 여러분께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실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역량과 저력을 믿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의 폐허 위에 자원도, 자본도, 기술도 없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우뚝 선 지난 반세기 기적의 우리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국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기반 구축이라는 정부의 4대 국정기조를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세계 속에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 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를 비롯해서 삼성전자, LG연구소 등 30여개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다른 창의력과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더 많이 진출해서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면 이곳에 정착하신 동포 여러분한테도 새로운 도전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과 우리 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곳은 러시아에서도 으뜸가는 문화예술의 도시이고, 저도 내일 에르미타쥐 미술관을 관람할 예정입니다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21세기에 문화는 곧 국력이고 창조산업의 근간이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본 토양입니다. 최근 우리 한류가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인의 호감까지 함께 커지는 것을 여러분도 보셨을 겁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한류는 물론이고, 5천년을 이어온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러시아인들에게도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동포 여러분께서 문화전도사가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동포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그동안 중단되었던 개성공단이 발전적 정상화를 이뤄내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다시 갖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겁니다. 중무장되어 있는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서 평화의 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도 현재 추진 중입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고, 그동안 잘못된 남북관계의 관행을 바로잡으면서 남북한 간에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는 매우 중요합니다.

러시아가 우리의 통일정책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주변에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해주시고, 통일로 가는 그 길에 뜻을 하나로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동포 여러분,

세계 각지에서 삶을 개척하고 있는 720만 재외동포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새 정부는 재외 한인사회가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동포사회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 곳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은 최근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데, 여러분이 활동하시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현장 중심의 맞춤형 영사서비스를 적극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한국과 러시아 정부 간에 비자면제협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려인 동포들을 위해서도 현재 영사관에서 변호사를 채용해서 무료 법률자문을 해드리고 온라인 상담도 펼치고 있는데, 필요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가장 걱정스럽게 생각하시는 문제가 자녀들의 한글교육과 역사교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동포 자녀들의 한글과 역사교육 지원 강화를 중요한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해놓고 관련 부처간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안을 실천해가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러시아 북서지역에 앞으로 동포가 계속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데, 이에 맞춰서 정부 지원도 탄력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자긍심을 느끼는 자랑스러운 조국을 만드는 일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먼저 한러 문화 예술행사 개최 지원을 건의해주셨는데, 새 정부의 국정기조 중 하나가 바로‘문화융성’입니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나가 있는 우리 재외동포들의 역할과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문화예술의 중심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러 문화의 밤과 같은 행사가 활성화된다면, 러시아 국민들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가능한 수준에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비자면제협정 체결 문제는 곧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 출입국시 어려움과 불편을 겪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동안 비자면제협정 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제 양국 간 협정문안이 합의되어 올해 안으로 협정에 서명하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발효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부모세대 동포들이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고 싶어하고, 차세대 젊은 동포들 역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과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도 재외동포에 대한 한글교육 지원 강화를 대단히 중요한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글학교에 대한 예산 지원도 더 늘리려고 합니다.

또, 요즘은 인터넷 등이 많이 발달돼 있으므로 한국의 EBS와 재외동포재단 등이 힘을 모아서 IT를 활용한 교육 방안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러시아, CIS지역 고려인 동포들이 한글교육에 쉽게 접근하고 학습의 기회를 고루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끝>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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