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뉴스핌 강필성 기자] 한화그룹으로 인수된지 최근 1주년을 맞은 한화큐셀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적자투성이의 부도기업이었다. 하지만 이 부실기업은 한화그룹 인수 1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태양광 기업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그 중심에는 바로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직접 찾아봤다.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3km 가량 떨어진 셀랑고르(Selangor)주(州)의 사이버자야(Cyberjaya)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밀림을 밀어내고 조성한 산업 단지로 IBM, 인텔, 모토로라 등 수백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큐셀도 단지를 조성하며 말레이시아가 유치한 기업 중 하나다. 7만7000 여 평의 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큐셀이 한창 세계를 호령하던 2009년 첨단 생산시설을 만든다는 목표로 건설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전세계 태양광 기업이 눈독을 들였음에도 불황을 이유로 포기했던 곳이고 동시에 한화그룹이 미래의 성장을 엿본 곳이기도 하다.

바로 첨단 시설을 통한 생산공장 완전 자동화 때문이다.

실제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은 제법 많은 타이틀이 있다. 셀 생산 공장 중에는 세계 최대인 연간 900MW 생산량을 갖추고 있고 또 세계에서 유일한 전 생산공정 자동화에 성공한 공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말레이시아 공장은 현재 374명의 생산직이 근무 중이지만 실제 공장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만난 직원들은 많지 않았다. 생산공정이 자동화 돼 있으니 실제 직원이 하는 일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확인하고 조치하는 정도다.

유일하게 직원의 손을 필요로 하는 것은 입고된 웨이퍼를 셀로 가공하기 전, 검수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도 실제 직원 손을 필요로 하는 것은 태양전지의 전 단계인 웨이퍼(wafer) 상자를 개봉, 자동화 기계에 넣을 때뿐이다.

이후 웨이퍼는 광학장비를 통해 크랙이나 크기, 두께 등을 철저히 판독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이 철저한 검수 때문에 웨이퍼 업계에서도 우리를 불편해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중국 업체에서는 직접 눈으로 불량을 가려내기 때문에 마이크로 크랙(미세균열)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큐셀이 자랑하는 품질 추적관리 시스템은 검수 단계에서 시작된다. 가공 공정에 투입되는 순간부터 한 장 한 장 품질 추적관리가 가능한 TRA-Q 시스템은 불량률 0.0025%로 세계 최저수준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검안 과정에서 수율 향상도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웨이퍼가 셀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것은 이 이후다. 천정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AMHS(Automated Message Handling System)가 숨가쁘게 움직이며 웨이퍼를 차곡차곡 위층으로 나른다.

한화큐셀 관계자에 따르면 AMHS는 공장에서 총 150기가 가동되며 셀을 각 공정에서 공정으로 나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서 종종 볼 수 있던 이 설비가 셀 제작 과정에 투입된 것은 한화큐셀이 처음이라고 한다.

큐셀 관계자는 “보통 태양광 업체에 전 공정의 자동화라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이유가 한 공정이라고 정지되면 라인 전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AMHS를 통해 고장이나 대기 제품이 늘어난다면 다른 라인으로 제품을 돌리는 크로스 라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웨이퍼는 이후 저장소에서 클리닝, 화학적 가공을 거쳐 태양빛을 난반사 할 수 있게끔 표면식각처리 된다. N충 확산 공정, P-N 전극 분리 및 산화막 제거 공정, 반사 방지막 형성 공정, 프린팅 공정 등을 거치면 마침내 웨이퍼는 셀로 정밀하게 가공된다.

이 과정에서 제품 이동은 물론이고 검사까지 사람의 손을 거치는 것이 없다. 이것은 동시에 한화큐셀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통상 한화큐셀의 셀은 태양광 효율이 17.38%에 달하는데, 중국 기업들이 이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원가가 훨씬 비싼 하이퍼포먼스 웨이퍼를 사야만 가능하다”며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만큼 불량률이 줄고 효율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한화큐셀의 셀은 일본, 유럽 등의 선진 국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1W당 약 10센트의 프리미엄을 받을 정도. 연간 생산량을 본다면 한화큐셀의 프리미엄을 통한 수익은 경쟁사 대비 월등한 수준이다.

이 자신감을 근거로 한화큐셀은 25년 품질보증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해 말까지 셀 생산 라인을 확대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본격적인 2MW를 추가 확장, 1GW 시대를 본격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류성주 한화큐셀 말레이시아법인장은 “한화그룹 인수 전 큐셀은 2010년 제외하면 풀케파(Capa) 가동 및 이익창출 실현한 적 없다”며 “지난해 9월 인수 전까지 누적 영업적자 4400만달러로 약 1년간 파산관리인 의한 운영하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화 벨류 체인을 통해 원자재 구매가 절감 및 생산량 증가, 사용량 절감을 통해 현재 지난해 10월 대비 원가의 49%를 감축했다”며 “한화솔라원과 협업하는 글로벌 소싱 구축 및 운영해 시너지 및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