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지난 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는 부진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유력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꼽혔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낙마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매판매는 예상치 0.4%에 못 미친 0.2% 증가에 그치면서 미국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9월 소비자심리지수 또한 예상치 81.5보다 낮은 76.8로 집계돼 5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금요일 81.52까지 내려갔다. 달러/엔은 99.30엔으로 100엔에서 더 멀어졌으며, 유로/달러는 1.3299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도 이전보다 상승한(파운드 강세) 1.5875달러까지 기록했다.
노무라 증권의 루이스 알렌산더 투자전략가는 "9월 국채매입 축소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이번 주 지표에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달러화 하락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이번 주 있을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통화시장은 서머스의 연준 의장 후보 철회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금 달러화 약세에 불이 붙었다. 지난 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달러화 강세 기대감에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기도 했으나 15일(현지시간) 서머스의 후보 철회 요청을 오바마 대통령이 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 약세에 다시 힘이 실린 모습이다.
웨스트팍 뱅킹의 임레 스피져 투자전략가는 "서머스 후보 철회 소식에 시장은 놀란 모습"이라며 "서머스는 자넷 옐런 부의장이나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양적완화책이랑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기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진 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엔은 99엔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유로/달러는 1.3378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등도 달러화 대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눈은 이주 예정된 FOMC 회의에 쏠리고 있다. 국채매입 축소 및 규모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나옴으로써 환율 행방도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