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콘트롤-알트-딜리트(Ctrl-Alt-Del) 명령은 실수였다"고 밝혀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콘트롤-알트-딜리트'는 콘트롤과 알트 키를 누르면서 딜리트 키를 누르게 되면 도스의 경우 컴퓨터를 다시 작동시키거나 윈도 운영체제(OS)일 경우 작업 관리자 및 윈도 보안을 불러 오는 데에 쓰일 수 있는 키보드 명령.
마치 MS가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걸 만든 사람은 오리지널 IBM PC를 디자인한 데이비드 브레들리였다. 브레들리는 초기에 단순히 PC를 끄지 않고도 리셋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든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콘트롤-알트-딜리트를 발명했을 뿐이지만 빌 게이츠가 이를 유명하게 했다" 이렇게 하나의 문화 아이콘처럼 될 줄은 몰랐다며 이 단축키보다 자신은 더 많은 일을 했는데 이걸로 유명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MS의 가장 최신 버전 윈도 8까지 이 콘트롤-알트-딜리트 기능은 남아 있다.
게이츠는 "그걸 만든 건 실수였다"면서 "하나의 키보드로 만들었어야 했으나 IBM PC를 설계한 사람(데이비드 브레들리를 지칭)이 우리에게도 하나의 버튼을 주고자 하지 않았다"고 했다. 마치 애플의 맥을 사용할 때처럼 했어야 했는데 키보드 디자이너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 것. 실수였다는 말로 청중들의 큰 웃음을 유발했다.
게이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MS의 초기 소프트웨어는 혁신적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는 "우리는 영리한 것을 만들었다"면서 "그렇지만 하드웨어에 비해선 소프트웨어 쪽으로 많은 것들을 실험했다"고 말했다.

둘은 1955년생 동갑내기이며 공교롭게 대학 중퇴자이자 PC 시대를 부흥시킨 양대 축이었다.
올해 국내에서 개봉됐던 영화 <잡스>에선 게이츠가 윈도의 상당수 아이디어를 맥 OS에서 차용했다는 것을 알고 잡스가 분노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며, 이전에 만들어진 TV영화 <실리콘밸리의 해적들>에서도 나올 만큼 이 둘의 애증 관계는 드라마틱했다. 공개 석상에서 서로를 향해 적나라한 쓴소리를 늘어놓았던 건 기본.
게이츠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애플 II(애플이 1977년 만든 컴퓨터) 시절엔 우리는 꽤 친근한 경쟁자였다"며 "당시엔 아마 우리가 쓰는 맥이 애플보다 많았을지 모른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