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출연 이행률 25% 그쳐...59개 대기업 중 '삼성전자' 유일 완납
[뉴스핌=홍승훈 기자] 이명박정부가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 등으로부터 7000억원대의 통 큰 기금출연을 약속 받았지만 이행률은 고작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투자재원 운영 현황'에 따르면 모두 7485억원의 상생협력 출연금을 약속받았지만 최근까지 모아진 출연금은 1907억원으로 25%에 불과했다. 그나마 중소기업에 실제 지원된 돈은 1059억원에 그쳤다.
앞서 출연금은 대기업(53개), 공기업(13개), 중견기업(10개) 등 82개 동반성장대상 사업체가 참여해 2011년부터 연도별로 약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2376억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약속했지만 2011년부터 3년간 내놓은 금액은 10%대인 295억원에 불과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87억원을 내놓기로 했지만 51억원을, 현대중공업은 190억원 중 11억원을, LG전자는 93억원 중 12억원을, 삼성전기는 246억원 중 89억원을 내는데 그쳤다.
이어 2012년에는 현대자동차가 143억원을 약정해 현재까지 33억원을, 삼성SDI는 75억원 가운데 20억원을, 기아자동차 66억원 중 16억원만 냈다.
출연 약속을 모두 지킨 업체는 삼성전자(1012억원)가 유일했다.
더욱이 일부 업체는 올해부터 출연금 약정에 참여,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에 마지못해 합류했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포스크에너지는 30억원을 출연키로 했지만 올해 1억원을 내놓았고 포스코ICT도 30억원 중 1억원을, 포스코강판은 28억원 중 6000만원을, 포스코엠텍은 22억원중 4000만원을, 한화케미칼은 25억 중 2억5000만원을 출연했다.
약속만 하고 아직 출연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업체도 19개나 됐다. 올해 30억원을 출연키로 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포스코특수강(30억원), 현대삼호(30억원), 현대미포조선(30억원), 한화(25억원), 포스코플랜텍(18억원), 두산건설(5억원), 대림산업(1억원) 등은 아직 출연을 머뭇거리고 있다.
공기업도 출연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국전력이 2011년 300억을 약속하고는 최근까지 21억원 내는데 그쳤고 한수원과 동서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은 150억원씩 낸다고 했지만 현재 11억~34억원이 고작이다. 심지어 중소기업 상생자금을 내면 출연금의 7%를 법인세로 공제받는 혜택까지 줬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한편 출연금 마감시한이 2013년에서 슬그머니 2018년으로 연장된 사실도 드러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협약서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박근혜정부는 산업혁신운동 3.0 사업을 추진하면서 11개그룹 53개 기업이 올해부터 5년간 모두 1650억원을 매년 330억원씩 내도록 했다. 결국 대기업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상생협력기금 출연기간을 멋대로 늘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실제 산업혁신운동 3.0의 투자재원 현황을 살피면 출연을 약속한 53개기업 가운데 50개가 이미 1차년도 292억원을 내놓았고, 나머지 3개 기업도 이달 중 출연을 완료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이명박정부와 약속한 출연금은 25%만 지키면서 현 정권의 출연금 약속은 칼 같이 지키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명박정부의 동반성장정책이 박근혜정부에서는 연속성과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산업혁신운동 3.0으로 무늬만 바꿨다"며 "중소기업들에게 상생이라는 장밋빛 환상만 주지 말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질타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