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업 이익부터 달러까지 월가의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백악관과 의회가 어떤 협상도 이뤄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점차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1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뉴욕증시의 공매도 포지션을 연초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확대했다.
연초 이후 S&P50 지수가 19% 급등한 데다 연방정부 폐쇄 및 디폴트 리스크로 인해 주가 하락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풀이된다.
S&P500 지수 편입 종목의 공매도 비율이 2011년 8월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달러화 약세 전망도 월가 투자은행(IB)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와 웨스트팩 뱅킹 등 주요 IB들이 캐나다 달러화와 스위스 프랑화, 일본 엔화에 대한 달러화 전망치를 평균 1.2%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상승 베팅이 늘어나는 추이다.
10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통신의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월 3년래 최고치에서 4.3% 하락했다.
웨스트팩의 리처드 브라눌로비흐 외환 전략가는 “워싱턴 리스크가 해소될 때 달러화가 안도랠리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로 가닥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밀리건 전략 헤드는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에 영속적인 흠집이 생길 것”이라며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투자 자산을 분산하는 전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이익 전망 역시 흐리다.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소비 심리가 냉각, 3분기 이후 기업 실적이 기존의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3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가 평균 75% 하향 조정됐다. 자동차와 유통업계 등 업종 전반에 걸쳐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이마크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토드 로렌스타인 펀드매니저는 “기업 이익의 강한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며 “향후 이익 증가는 비용 감축이 아닌 매출 증가가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3.1%에서 최근 2.9%로 낮춘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6%를 기록,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