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장기적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점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정부 폐쇄로 뒤늦게 발표된 9월 고용지표에 월가가 보다 장기적인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를 점치고 있다.
신규 채용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데다 워싱턴 리스크에 기업 경영자들이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어 강한 고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출처:신화/뉴시스) |
22일(현지시간)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채용이 14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8만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실업률이 7.2%로 하락했지만 일자리를 가진 이들 중 파트타임 근로자가 약 20%에 달하는 등 고용의 질적 저하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월가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한편 2015년 4월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 금리 선물 거래 동향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2015년 4월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54%로 내다보고 있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채권 전략가는 “정부 셧다운이 연준의 매파 정책자들마저 QE 축소와 긴축에 대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게 했다”며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예상 시기가 올 연말에서 내년 1분기로 늦춰졌고, 내년 초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재연될 경우 테이퍼링은 더욱 연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D 증권의 밀란 멀레인 리서치 디엑터는 “고용시장 모멘텀이 크게 꺾였다”며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미룰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용 지표가 당분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10월 지표부터 워싱턴 리스크가 고용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PNC 파이낸셜의 거스 포셔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정부 폐쇄의 여파로 인해 10월 고용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여지가 상당하다”며 “실질적인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년 초에 나오는 지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테이퍼링이 내년 3월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이보다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연준의 QE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고용 지표 악화에 따라 테이퍼링 예상 시기를 내년 9월로 늦춰 잡았다”며 “첫 금리인상은 2015년 6월 단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는 연준이 QE 축소가 아닌 확대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