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금리상승 자본유출 등 불안 잠재
[뉴스핌=김동호 기자]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로 흔들렸던 신흥시장이 지난 6월 이후 다시 랠리를 보이며 벌써 16%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신흥시장 랠리에 대해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다소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시장의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은 이미 10년 넘게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바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 열광하고 있다. 또한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 대해 신경질적인 모습이다.
3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의 매노즈 파라한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머징시장, 최악은 지났는가?' 라는 보고서를 통해 "아직 최악은 지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수의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신흥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이 몰린 것만은 확실하다"며 최근 강세장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현재 이머징시장은 좋아질 수도 있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파라한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투자자들은 변덕스러운 이머징시장에서 즉각 차익실현을 할 수 있지만, 2년 정도를 내다보고 있는 중장기 투자자들 중 일부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의 냉각 가능성과 이자율 상승, 그리고 외국 투자자본의 유출 가능성을 들며 신흥시장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국가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차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의 설립자인 리차드 번스타인 역시 "인플레이션과 기업이익에 대한 실망감이 신흥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펀더멘탈 악화가 신흥시장에 대해 걱정하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라한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한국과 대만, 폴란드, 필리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일부 신흥국들은 이 같은 위험요인을 다른 국가들보다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분석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강세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은 언제나 안정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신흥시장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경제가 비관론자들의 예상보다 더 강하게 회복될 경우, 신흥시장은 상당한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