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눈덩이 빚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맸던 미국 가계가 내년부터 다시 대출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데 따라 부채가 증가 추이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긴축에서 비롯되는 성장 압박이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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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캐피탈 마켓 리서치는 미국 가계가 최근 수년간에 걸쳐 대규모 부채를 상당 규모로 해소했고, 실업률이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내년부터 가계 여신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가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 2009년 114%에서 92.2%로 줄어들었다. 또 소득 가운데 부채를 상환하는 데 투입되는 금액의 비중이 지난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뒤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은행권의 대출 규제 역시 최근 들어 완화되고 있어 내년 가계 유동성 흐름이 크게 개선, 내수 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무디스의 벤 거버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가계 부채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가계 여신과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예산 삭감에 나선 데 따른 경기 위축을 민간 부문이 상당 부분 상쇄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GDP 대비 연방정부의 지출은 지난해 기준 22%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다. 비중은 점진적으로 감소, 2017년 20.6%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듀타 미국 경제 헤드는 “소비자들이 대출에 대한 경계감이 풀린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내년부터 정부가 디레버리징에 돌입하는 한편 민간은 레버리징을 재개하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 업체 페어 이삭 역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은행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향후 6개월간 민간 신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압류와 소비자 여신의 디폴트가 줄어드는 현상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부동산 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택 압류는 12만9000건으로 2010년 고점 대비 65% 급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