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도쿄지점 직원들이 부당대출을 해주면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의 일부인 10억~20억원 정도가 국내로 반입됐으며 금감원은 일부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포커스를 두고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은 도쿄지점장이 승진을 위한 공적 조서를 작성한 서류에서 적발됐다. KB금융 경영진은 수차례 도쿄를 방문한 뒤 해당 지점장의 승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금융청은 최근 금감원을 방문해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자금세탁 조사 경과를 설명하면서 심각성을 경고했다. 금융청 당국자가 금감원까지 직접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은 도쿄지점에 대해 두 차례나 내부감사를 했는데도 문제를 적발하지 못해 내부통제에 심각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세한 건 수검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며 “어윤대 회장 재임 기간 때인 것은 맞지만 전부 추측성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금감원은 부당 대출을 통한 의혹이 다른 시중은행 해외 점포에도 있을 것으로 보고 해외 점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지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지표와 여신 규모 등 상시감시 지표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산업은행 등 11개 은행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현지법인과 지점은 145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